아름다운 소풍 (새벽안개, 적멸보궁)

-4-

새벽아침.

선방을나서며

앞산머리를올려다보려니

아뜩하니안개가전나무숲을휘감아

산을오르며수묵화를밤내그려놓았다.

사찰경내를둘러노라니

스멀스멀몽환적인분위기로내주위를

휘돌아가는안개.

멀리떠나와

그떠나온곳을

그리워하는

虛.

대웅전앞을

탑돌이하며

합장하고또올려다봐도

안개.

안개.

그윽히

올려다보는

눈앞안개속으로

다가서는

생과멸의

윤회.

적멸보궁을오르려고

선방을나서며

등산화끈을옹골차게

매면서다시또앞산머리로

퍼지는햇살을따라아름다운山色을

무연히바라보다.

아침을깨치는

山.

마음을깨치는

山.

다시

산허리를지나가는

안개고요한풍광.

산신각아래서

두손을모으고합장을하는데

자꾸만마음이산으로산으로오르다.

인적없는山中에서맞는

해맑간아침풍경의

경외로움앞에

허리굽혀

합장.

어디서왔다가

어디로가는안개런고.

하나둘씩

미명에서깨어나는

山寺의명징한기운.

엊저녁포행을다녀온

전나무숲길쪽

개울가에서의

세수.

청랭한

맑은물에다

얼굴을비춰매무새를다듬다.

범종과법고

목어도고요한..

마당을지나

아침공양간으로향하다.

산채소반에

간단한공양을마치고

석간수를마시며두팔벌려

오대산의산기운을함뿍,안아들다.

경내를

천천히돌아

비로봉쪽을바라보는풍경.

수묵화.

저안개너머의어드메쯤에

적멸보궁이계시려나.

비로봉능선을향해

한껏기지개를켜며

환한아침햇살한가득

마음안에담다.

가을볕으로

산문을닫아놓고

안해와바라보는비로봉.

산구비를돌아돌아당도한

아름다운사찰

상원사.

아침햇살에

여명을걷어낸말끔함으로

고단한발길을쉬어가라고

가슴으로넉넉히안아주는

상원사마당.

산길을오르기전에

경내에서잠시망중한에들다.

내마음같이

아침햇살로피어나는

흐믓한미소.

산중턱에가까스로

첩첩으로앉은사찰에서다리를쉬고

다시적멸보궁을향하여

오르다.

가파른사찰

골짜기로펼쳐지는

아름다운산빛.

맑은산허리.

해듯한

山.

이렇게좋은날

맑은기운가득한산길에서

안해와사진을한장박으며맑은산빛에화답하다.

적멸보궁에당도하여

뒤곁으로돌아가

앉다.

적멸보궁의어여쁘심에

두손모아

머리조아려

깊이합장을하다.

산아래사바세계에서

어찌

이렇듯눈이부시도록아름다운

선계로드는마음을

아시러뇨?

여기가그토록찾아헤매던

피안이러니..

다시산아래로내려가다가

상원사에서쉬다.

안해의동심같은마음을

사진으로담는데

고얀히내가

행복하다.

고요한산사.

따사로운

가을볕.

눈이부시도록

찬란히높아가는

하늘.

높은

석탑위로

하늘.

가을볕이

너무밝아

바라보는

풍경마다

눈이

아플지경이다.

진정으로

마음을쉬는일은

이렇듯산사를찾을일이다.

그리고

한나절을산사에앉아

마음안뜨락을

거닐어볼

일이다.

월정사에서

부처님아침공양을등에지고

막상원사에당도하신

공양스님등으로

쏟아지는

햇볕.

기와지붕

골을타고해살거리는

가을.

점차아름다워지는

아침나절의

산빛.

바쁠것하나없이

휘적휘적

한가로운

스님의

포행.

다시금말끔한

오대산골짜구니와

희뽀얀절마당.

오래도록떠나기가아쉬운

산빛아름다운

가을산.

아름다운곳에서는

모든것이더아름다워지는법.

돌확에아무렇게나피어난

잡초한떨기에도

그윽히아름다운

가을빛.

신성한기운.

돌탁자에서의

書冊.

세상사

하나에만집착하면

아무것도못이루리..

넉넉당뜨락에서

안해와비구니스님의

가을을닮은

맑은미소.

비구니스님의배려로

한상가득정성이깃든

점심공양을받다.

저잣거리어느고급음식이

이보다더하랴.

眞음식다운

섭생.

반가운學僧스님을만나

안해가소반가득

포도를담아

내가다.

측은지심이란

무엇인가.

그를설법하시는스님의맑은얼굴을

바라보고또바라보며

작은깨달음얻다.

산이뿜어내는숲향기가득한

설법자리.

가을빛中天을지나며

심금가득한스님의

설법을담아

산아래로향하다.

이렇게좋은날에

아름다운소풍을떠나온

이충만하디가득한행복된마음.

가을가득한

절마당에서

아쉬운소풍이

저물어가는

山寺.

아,

아름다운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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