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장이서는곳이면어디든지나타나

하루벌어하루먹고사는

장돌뱅이허생원은평생을함께지내온조선달

윤봉운과함께

오늘도봉평장에서장사를하고있다.

이제는죽음을눈앞에둔나이에도

쇠약해질대로쇠약해진몸을이끌고하루에도몇십리길을다녀야하는처지지만

평생을장돌뱅이로지내다보니

모아놓은재산조차변변치않은이들이다.

신세를한탄하며술이나한잔하기위해

충주집에들린세사람은충주댁이젊은장돌뱅이인동이와놀아나는것을보게되고

괜스레마음이뒤틀린허생원은

동이의뺨따귀를후려치고는내쫓아버리고만다

그날메밀꽃밭을지나던세사람은

우연히옛추억을떠올리다허생원의과거이야기를듣게된다.

젊은시절에도봉평장에서장돌뱅이를하던허생원은

숙기없는청년으로한눈에반해버린송생원의딸분이를보고도

말한마디건네지못하는처지였는데

어느날밤

날씨가더워냇가를찾았다가

목욕을하고있던분이를보고

마음이끌려분이와하룻밤을지내게된다.

이후

허생원은분이와평생을함께살생각으로

분이아버지가진빚삼백냥을벌기위해씨름판에가기도하고

가지고있던나귀를팔기도한다.

겨우돈을구해봉평에온허생원은

분이가이미빚때문에팔려갔다는소식을듣게되고

괴로움에쌓여아무것도손에잡히지않던허생원은

장돌뱅이를그만두고

분이를찾아떠나게된다.

분이를찾아떠돌아다니길몇해

간간히들리는아이까지딸린아낙네가분이라고생각해찾아가기도하지만

찾는곳마다분이또한이곳저곳으로팔려다녀

도무지생사조차알지못하게되자

지친허생원은장돌뱅이로돌아오고만다.

그후

이렇게평생을장돌뱅이로지내게되었다는허생원의옛이야기가끝이나고

다시다음장터로이동을하던중

몸이쇠약했던윤봉운이숨을거두게되고

아무것도없이외롭게죽어간친구를바라보던조선달도

장돌뱅이생활에신물을느끼고집으로돌아간다.

결국

혼자가야했던길에마침함께길을나섰던동이가동행하게되고

쉬던차에허생원은동이가예전부터어머니와함께떠돌아다녔고

어머니고향이봉평이라는말을듣게된다.

설마했던허생원은동이가

자신과같은왼손잡이라는것을보고는

확신에차동이의어머니가있다는제천으로함께길을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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