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추수, 가을꽃)
BY glassy777 ON 9. 12, 2013
6.
출근하는길이
논둑으로밭둑으로달려가는길입니다.
어릴적
새마을운동으로
국민핵교가는길에심었던
토종코스모스가
고향논밭둑가득
아침마다
어여쁜코스모스아가씨가
길양켠에서하늘하늘손을흔들어주는절기입니다.
낫이아닌콤바인이나락을베지만
가을의풍성한마음은
옛날이나시방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저렇게벼베게를마치고
나락을세워놓는날
그저녁이면
햅쌀로밥을지어서
사기그릇고봉으로퍼주시는어머니가계셨습니다.
그저녁밥상에올려진쌀밥은
채씹기도전에
목구녕을스르륵,넘어가서
걍눈녹듯녹아버렸습니다.
고향집굴뚝에서는저녁연기낮게깔리면서
동구밖까지저녁연기가
스멀스멀깔리는
이즈음의
고향.
그저녁가마솥에누룽지는
또얼마나쫀득부들부들맛났는지
초가지붕처마아래에서
제비소리들어가며
야금야금.
그맛을시방어디가서찾는데유.
야?
아부지께서벼베기를하시다가
덜여물은고랑일랑은
낭중에며칠지나베려고
남겨두셨습니다.
형과나는낫을벼려서
나머지를수확하는그재미를
아부지께서어린우덜에게남겨주셨습니다.
이즈음의
고향땅언덕은
사방을둘러봐도
들판이자꾸넓어집니다.
코스모스아가씨가
늘씬하게키를자랑하며
긴목을하늘까지뻗어올리며
하늘하늘나좀보서요..나좀보서요.
저
꽃무더기앞에서
누구인들
어찌아름답다아니하렵니까?
점심을마치고
논가를걸어가며
코스모스를하나씩
손으로쓰다듬으며걷습니다.
손바닥에감켜드는
꽃의감촉을그대는아시느뇨?
꽃의행복을
그대는아시는고.
하얀옷을차려입은
코스모스아가씨는
흰옷을차려입으시고
동백기름자르르~가름마타시고
은비녀꽂으신젊은새댁울엄니가
오일장에가시는모습.
붉은코스모스아가씨와
귀여운나팔꽃아가씨.
읍내극장에어머니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