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동네

초동친구가여식소영이를에우는날.

아침도거르고

먼길을달려가서

축하를해야하는자리입니다.

서로가緣이다하여

헤어져산지십여년이지나서

혼사로나란히서있는어색한아픔이

제가슴까지우울서늘하게하였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아린가슴에

남몰래서러운세월을품어

이러저러살아가곤합니다.

웃지도못하고

슬픔을내보일수도없는

슬픈가족사를

가슴에꽃을달고웃습니다.

웁니다.

하객도한산한

예식장.

팔순인어머니는

한숨만폭,폭,쉽니다.

그래도

옛정이있었건마는

인사조차없이하객을맞는

남남이돼버린며느리아닌며느리를

멀찌기앉아바라보고또바라보곤하십니다.

고얀히서늘한마음이되어

예식장을슬몃벗어나

뷔페로가앉아

창밖만

무연히

바라봅니다.

빈마음

빈가슴

빈옛정

낙엽이젖듯

내마음도젖어갑니다.

친구는가슴에꽃을떼고

내앞으로와앉아

안주없이소주만

대여섯잔거푸들이키고는

손수건을꺼냅니다.

친구는혼자

지하셋방에서살아갑니다.

일용직잡부로

험한일을하다가

얼마전타고가던오토바이사고로

두다리가많이상했습니다.

뼈속에쇠막대를박고서야

오늘여식을에우는예식에눈물로섰습니다.

친구의힘듬을알기에

자꾸소주잔만채워줄뿐..

말없는

가여운응시.

그예끈후두둑,눈물을뿌리며

화장실로향합니다.

고향마을에서올라온

대절봉고차가언제떠나던지

나도따라거푸술을비웁니다.

친구가나오질않아

화장실로가보니

속울음으로꺼이,꺼이,숨이막힙니다.

기가막힌홀로세월.

자식과떨어져

십수년만에

딸을보자마자

이제더욱만나보지못할..

시집을보내는

좋은날의哀슬픔.

고향도찾지못하는

친구의마음.

형제와누이동생에게도

외면을받아

외롭고도

곤고한

生.

밤중으로

팔순노모만잠시뵙고가는고향.

초동친구는

오늘같이딥따리좋은날에

바부팅이같이웁니다.

내눈도

벌겋게돼놔서

석양빛서쪽하늘만

바라봅니다.

차창으로

마주잡는

친구의꺼칠은손마디.

자꾸

잠기는목울대.

마음철철..

석양빛

낮달이뜨는

고향.

친구야,

어릴적

너와내가뛰놀던

고향에돌아와

혼자

달을보며

술한잔했네.

눈물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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