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밤 대추, 추석 대목장)

밤이야

대추에

낼모래믄추석이래유.

조선솔잎에송편이

참말루다먹음직도허네유.

엄니덜푸성귀가져와풀어놓은

좌판두풍성하구유.

과수농사두

이만허믄풍성하네유.

떡방앗간에두부집에

장터가왁짜허네유.

예쁜색색이

가을작물도수북허구유.

장터가운데

엄니덜옷도올추석을기다리네유.

문득

돌아가신

울엄니가생각나

맴이짠허네유.

대목장은언제나풍성해유.

엄니와아부지가

이렇게추석대목장에오니깐두루

더욱생각이나네유.

저기다가밥을싸서

간장살짝얹어먹으믄?

밥도둑이따로없어유.

어깨가자꾸부딪는통에

댕기기두힘드네유.

추석상조기한마리빠지믄안되지유.

대장간을지나구

농약상을지나

부침개꼬소한

막걸리좌판에나앉았어유.

대목장에나오신

건넛말어르신두시원한막걸리한잔허시구.

젊은이덜은농사에고생했다구한잔.

어르신덜두풍년농사라구한잔.

안해와저두

대목장터분위기에

시원한목넘이막걸리한잔했네유.

크어!~시원타!!!

헌데

뻥튀기아저씨는어디가셨나?

손주덜장남감두참울긋불긋이쁘구만유.

찰옥씩이에동부콩.

내좋아하는동부콩두한다발샀어유.

여인네덜한테좋다는

늙은호박덩이두가을볕아래손님을기다리구유.

텃밭에서솎아온채소에

담장옆대추몇알.

국민핵교적풀빵에

오방떡냄새.

사과도몇알갱이에

참외맛도달달한추석대목장.

짚세기도삼고

키에얼기미두맹글어내오구.

가을볕아래

곡식을말리던채반두

솜씨좋게맹글어내왔어유.

둥구니에매꼬자.

삼태기.

할아부지께서바깥사랑채에앉으셔서

심심파적으루다맹그셨든

정겨운물건덜앞에서

아스라하니그리운

옛맴이여유.

송화가루에

꿀조청을버무려

추석상다식을찍어내던

대청마루에할무니께서

정종약주따땃허게뎁혀서

사랑방할아부지께내가시던

옛날고향집이그리워지는

추석대목장이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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