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고구마, 높푸른 하늘)

요즘고향의들녘은

온통고구마수확으로분주합니다.

너른밭에기계를대면

아주머니들이달겨들어고구마를줍는데

몇천평밭뙈기를한식경이면

작업을다끝내곤합니다.

이제시골에선

기계가없으면아무농사도짓지못합니다.

볼그족족하니

아주실한고구마입니다.

저녁해를받은들녘이

마치유명한밀레의[만종]이란

이발소그림이생각나는풍경입니다.

밭가에서서

고즈넉한고향의들녘을한참을바라봅니다.

점심과물을담아온도시락가방도

고구마를캐고지나간희뽀얀밭고랑에

해그림자를남기고누웠습니다.

하늘로비행기한대

하릴없이지나가고나면

하늘도빈들녘입니다.

바야흐로

시방은고구마를캐는절기입니다.

높푸른하늘도

빈들녘과매한가지로넓고푸르게

텅비어가는가을.

시방고향에는

가을이한껏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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