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

이즈음의

유년의가을은

새우젓장수가드럼통을

바깥마당으로들여오면서

비릿짭짜롬한맛으로동네아낙들을

모아들이면서찾아왔다.

리어카에새우젓을네드럼을싣고와

우리바깥마당에부려놓으면

종재기하나가득수북히새우젓을담아

할머니께가지고와서바깥마당사용료를

대신하여값을하곤했다.

동네악동들은

새로운동네분위기에젖어

가이상도잣치기놀이도멈춘채로

새우젓장수주변을빙빙돌면서손가락을입에빨면서

엄마가어여새우젓을사가기를기다렸다.

원체가생선구경이라고는

동태와새우젓

그리고제삿상에조기가전부였던

충청도내륙지방에살다보니

간고등어조차내륙까지오다가높은봉우리마을까지

채넘어오질못하였으니내유년기에는

비릿한것을접할기회가거의없었다.

해서시방도

비릿한생선종류를거의입맛에서

비켜가곤하였던것이었으니

생선좋아하는안해의식성에는손해를엄청끼치며살아간다.ㅎ

새우젓장수는우리악동에게

자비를베풀어주는날이었으니

바로새우젓드럼통에서간혹끄들려나오는

생선젓갈왕건이생선한마리건져올려서는

아이들여럿입안에다조금씩골고루찢어서

입안혓바닥에얹어주곤했는데

맛의짜고싱겁고는문제가아니었던것이

어찌나혓바닥을감치고도는지

침에녹아넘어갈때까지

고스란이입안에물고는

저녁내으슬으슬추워오는

바깥마당을떼로몰려비칠비칠돌아다니며

저녁연기깔리는어스름녘이되면

각자엄마들이부르는소리를따라

하나둘씩집으로돌아들갔다.

집에들어가면

벼베기를막마친직후

쌀을절구에찧어서희뽀얗게김이오르는따순햅쌀을

할아부지놋그릇에는고봉으로

아부지사기사발에도고봉으로올라가고는

나머지식구들은보리반쌀반의밋밋한밥사발이곤했다.

고실고실통통한햅쌀의기막힌맛의숫갈위에다가

금새사온새우젓을집어얹어입안에넣으면?

흐아!~아흐~

죽음이었다.

입안에감켜들어목구녕을넘어가는

그순간까지는

눈이위로뒤집어질지경으로

혓바닥이요동을치면서맛났다.

그날저녁찬은아무것도필요치않았다.

안방가득

삼대가모여할아부지와아부지상만따로차리고

나머지식구들은둥근두레상에빙둘러앉아식사를하던때라서

손자의특권으로할아부지와겸상을했었다.

할아부지상에만작은종재기에명란젓이올라왔는데

할아부지께서도아껴드시느라젓가락끄트머리에쪼금집으시듯

말듯밥숫갈에얹어드시는판에

간뎅이큰손자는숫갈로냉큼퍼다가입안넣고는밥을잔뜩우걱우걱퍼넣으면

엄니께서냉큼옆으로다가오셔서눈을허옇게옆눈흘키시면서

내옆구리를숫갈총으로아프게폭,폭,찌르곤하셨다.

허면

명란젓맛으로한껏명랑하던내표정이

일순어두워지면서배시시!~웃음으로위기를모면하곤했는데

할아부지께서는그런이상야릇한표정을짓는내앞으로명란젓종재기를슬몃밀어주셔도

난절대로접근금지종재기로인하여표정이그리명랑하진못했다.

그러면다시젓가락은새우젓종재기로연신드나들었다.

그좋은청국장투가리도

노란계란찜투가리에도

이날저녁상에서는내겐안중에도없이

그저새우젓반찬한가지로저녁밥을너끈히비웠다.

곰소항항포구

젓갈파는가게에들어

안해가이것저것새우젓을사려고

조금씩이것저것간을보면서먹는뒷꽁무니를따라댕기며

나또한옛날을생각하며열심히새우젓간을봤다.

새우젓과갖은종류여러가지젓갈을아낌없이사서

스치로폼박스에가득담아트렁크에싣고는

집으로돌아오는차창으로

유년기의밥도둑이었던새우젓의미각과

대가족삼대가오손도손모여살던

유년의고향초가마을로

저녁연기낮게깔리는어스름녘이

어둔차창으로어른어른다가서고있었다.

고향땅이여기서얼마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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