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빈 들녘, 어머니

안개자욱한출근길에서

배추를갈무리하는

농부들을봅니다

아마도밭째중간거상에게

넘기고선에밭주인없이걍용역인력이

밭으로들어온모양입니다

업무가한가한시간에

목초지넒은농장으로나가봤습니다

안개가금새걷히고

햇살이투영되는이슬방울들의영롱함으로

눈부시게빛나는푸른초지입니다

이제짧디짧은가을이저만치가려합니다

아직마음안에가을을맞이하기도

한참전인데벌써가을이

저만치가려고합니다

출근길을거슬러배추밭으로가봤습니다

무우며배추가모두갈무리되어

밭둑에서실려나갈판입니다

풍성함커녕은쓸쓸함만자아내는풍경입니다

무언가자꾸헛헛한느낌으로

손아귀에서모래가

맥없이빠져나가는쓸쓸함만

빈들에남아휑당구레합니다

볏짚을가지런히갈무리한논배미에도

점차나목으로쓸쓸해지는

나뭇가지들이그림자로투영되어

박수근의판화마냥허전키그지없습니다

이제고향들녘은

둘러봐도둘러봐도빈들판뿐입니다

사흘후면절기가입동입니다

첫추위가닥쳐오면

어머니계신산소에

이불없이잠들어계신것이걱정이되느니

참못나디못난불초자식입니다

어찌마음을추스려

이불효를씻을런지요

빈들에서서

쓸쓸한가을바람을가슴으로안습니다

내일은

어머니산소에나댕겨와야겠습니다

엄마야,

이저녁

조용필의고추잠자리를자꾸만불러보느니..

엄마야,

나는왜자꾸만보고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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