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죽, 나박김치

하루왼종일

우중충한날궂이로

꼴랑꼴랑거리던차에

퇴근하여거실에들어서보니

호박죽을차려놨으렸다?

처가에서전서방해서먹이라고

직접논배미에서잡으셨다는무공해청정메뚜기도

고추가루에들기름으로달달볶아조청살짝버무려바삭거리는

일품중에최고으뜸요리에다가

생전에어머니께서팔순에들어서까지

이둘째아들입맛을돋궈주시려고자주해주셨던

나박김치한종재기.

흐아!~흐아!~

뭐가이리많이들어갔는고?

맛이주금이다.

밤,옥수수,대추,곳감,은행,동부콩,서리태,덤불콩,

그리고찹쌀가루를섞어정성껏빗은호박죽!!

어린날

호박푸르래기(충청도방언)를하는날이면

나는엄니심부름으로이웃집노인양반계신집으로

호박푸르래기를나르는심부름으로

배가꼬로록!~소리가날지경으로댕겨야했으니.

토담을넘어가는이웃집주열이네아부지는

다잡수시고는울집으로또건너오셔서

그예끈두어그릇은더비우시고는손으로입을쓱,닦으시고는

부엌앞마당에서엄니께아주맛있게잘먹었다고인사를몇차례

굽신굽신하시곤가셨다.

벼베기요즈음에는논배미에서메뚜기잡이로

저녁어스름녘앞이어둑어둑보이지않을때까지

동무들과어울려강아지풀에주루룩,꿰어들어오면

아부지께서엄청반색을하셨다.

술안주로메뚜기가이즈음의특별식이셨으니

요잠깐의메뚜기한철가을에는

메뚜기안주를참즐기셨다.

뿐이랴?

우리들입맛에도바삭바삭아주맛난영양식으로

엄니가아부지술안주로만들어

메뚜기반찬을부뚜막에놓으시면

한움큼을집어다가바깥마당으로나가서

야금야금먹어치웠다.

그리고는방으로뛰어들어

저녁상에오른호박푸르래기를허겁지겁

입안으로쏟아붓듯흡입하며는

내가제일로좋아하는동부콩이씹히면서

눈이뒤집힐지경으로맛이있었던것이었으니..

오늘저녁상으로올라온

맛난호박죽을

한숫갈뜨고선에?

너무감격시대를맞이였던것이었던것이었다.ㅎㅎ

거기다가

안해는또명란젓한보새기를내오는디?

으아하!~

참기름냄새고소하니

집안가득

행복한저녁.

다먹고난연후에눈을들어보니

거실에장식용아닌식용호박덩이가새삼눈에들어왔다.

흐미!

배부른것~~

올해도

풍년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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