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군수님, 군수님, 우리 군수님
BY glassy777 ON 11. 7, 2013
국민핵교4학년때
농촌지도사로인근소댕이에사시는
필용이아부지께서오셨습니다.
나라에서사택인지뭔지모르지만서도
방죽거리에남향받이로
마당에텃밭이꽤넓은집으로이사를왔습니다.
필용이라는애는
나이차이가세살터울이라
우리와어울리지는못했지만
꽤예의를차릴줄을알고공부도잘했던범생이었지요.
그동생이
귀향하여소식을들으니충북도의원을한다고했습니다.
그러더니어느날
군수출마를하더니만덜커덕,당선으로붙었습니다.
청빈하게가난한겸손으로
모두가칭찬이자자했기에당연지사였지요.
높은뱅이향우회에도가끔얼굴을비치면서
겸손에겸손으로손을부비면서
허리를굽히는
결코거들먹거리지않고
높이올랐다고허풍선이가되지않는
참군수님입니다.
국해의원인지뭐시깽이들이
제발겸손하나만이라도좀배웠으면좋겠습니다.
오늘과수원갑장이
일손이달려동동거리는눈치더니만
음성군에서대민봉사를갑장님과수원으로나왔지뭡니까.
업무를보다가
책을읽다가
이어폰으로음악을듣다가
일손이부족해동동거리는갑장에게
마치개미와베짱이에서내가꼭베짱이가된듯
고얀히짠하고몸이달고미안코했는데
어찌나고맙던지요.
점심시간에슬몃뒷짐지고선에
슬슬올라갔더만
벌써새참을뻐지게한바탕끝내고일들을열심히하느라
과수원나무에가려사람그림자도보이질않습니다.
충청도인심은예로부터
일꾼들에게푸짐풍성했습니다.
어느집이나
아무리먹을것이없어도
쌀을빌려다가라도흰쌀밥에읍내괴기집에서
돼지고기근을끊어다가지짐을구수하게끓여설라므네
뜨거운다라이를똬리에받쳐이고는
뛰다시피논배미논둑을달려가시던어머니의
모습이이가을이맘때쯤이면항상
누런황금벌판과어머니의잔영이
밀레의만종이상의아름다움으로남아있습니다.
머리를숙여과수나무사이로분주히오가는
음성군청공무원들의부산스러움에
고얀히내배가(떵배절대아님)불러오는것이었으니
오얏나무아래서갓끈을매지말랬다고
슬몃뒷걸음을치면서
도와주지도못할것이면서얼쩡거리지않기로마음먹고
과수원고랑을나오는데
뭔가뒷걸음에부딧는것이있었으니
흐미!~막걸리.
어린나는농번기모내기철이나
요즈음의추수철에는핵교를댕겨오면
엄니께서는책보를던져놓자마자
내손에막걸리주전자를쥐어주시며
해넘이째로어여내가라고채근하셨습니다.
평소에는한주전자이지만
이즈음품꾼을얻어일하는날이면
큰양은주전자에가득찬두막걸리주전자를어린걸음으로
삼십분은족히걸리는해넘이째를양손에들고간다는것은
마라톤선수인나만이가능한일이었습니다.ㅎㅎ
헌데술안주를들고옆에서따라붙는작은누이가문제였습니다.
그노무해넘이째를가려면꼭통과해야만하는
곳집이있었으니..대낮에도월하의공동묘지같이으스스한
소롯길이었으니..미국땅씨애틀에서이글을읽을지도모를
작은누이에게는쬐끔미안스럽지만서도
무서움에징징거리며반울상이되어
내앞에섰다가옆댕이에섰다가
또앞에섰다가좌불안석아닌입불안달이났었던것이었으니
두살이나아래인나도무서워주껐는데
사내대장부노릇을해야만이되는심적부담감으로
안무서운척작은누이를짐짓어른스레나무라면서
행성(상여)넣어두는곳집의귀신귀에까지들리도록
큰소리를치면서
머리가쭈볏쭈볏서고
뒷덜미를잡아댕기는으스스한기운을떨치고
해넘이째에도착하면가을바람에식은땀이서늘하게
등까머리를적시곤했지요.
갑자기옛날의농번기시절이눈앞에어른대면서
눈을지그시감고는팔짱을끼고
과수원밭둑에서있는데
굉음을울리면서뭔기계가내앞에섭니다.
아유~~~~고마우셔라.
그래얼마나고상들이많어유.
내가다고맙네그랴?
바쁘신공무에두불구하구참말루고맙습니다유.
음성군에서요상한기계까지몰고와서
그노무새들이죄쪼아먹을판인
배를따서상자를나르는공무원들의모습에서
어린날의우리민족고유
두레문화의가느다란맥을느꼈습니다.
여름내새들에게얼마나시달렸으면
새망을저리도넓게과수원뺑둘러서쳤을까요.
삼사십년이훨지난일이지만
군대휴가를나오면울포도밭과수원에서
새를쫒는일로휴가를다소진시켜야했습니다.
누가새대가리라고비하발언을했답니까?
한번꾀꼬리란놈과상대를해보고나그런소리를하시지요.
머리가아마국민학생오륙학년수준은될것입니다.
아무리깡통을두드리고대야를두드리고
소리를처봐도소용이없습니다.
생김새는얼마나멋지고소리는또얼마나이쁩니까?
여북하면꾀꼬리마냥노래를잘한다고했을까요만
요놈의새는어디서날아왔는지
태어나서처음만나는웬수새였습니다.
육군하사전하사가누굽니까?
작대기를들고총마냥위장하여겨냥하여쏘는척해도
요놈들이떼로유유히날아들어표도를쪼아대는데
열이받아도한참을받아안되겠다싶어
병연이형한데공기총을빌려와진짜루새사냥에나섰습니다.
참말로놀랄노짜입니다.
그렇게극성스럽게포도맛을알고덤벼들던놈들이
싹없어진것입니다.
그당시근동에는과수농사를짓는집이우리집이유일했는데
어디서듣도보도못하던온갖잡새들이죄날아와
포도밭을초토화를시키는통에
엄니애간장이다녹아들지경이었으니요.
그과수농사꾼의맴을익히아는지라
창문으로가끔내다보다가
새들이마치진주만공습하는일본놈들전투기대형으로
밑으로날아들어가는모양을보면
냅다소리를지르며뛰어가좇기를
심심파적으로여름철내내했더만
갑장이그를어찌알고고맙다고배를한상자가지고와서
내려놓고갔지뭡니까.
이것이
아직도남아있는
순박한시골인심입니다.
일도안하고
꼽사리를끼기는뭣해설라므네
과수원을슬몃나오려고하는데
배밭에웬매론?
참고맙기가한정이없어서별희한스러운
과일을술안주로내온것입니다.
막걸리에돼지고기첨을넣고끓인
지짐이를보면서입맛을다시는데
매롱!~합니다.
과수원위를날아가는헬리콥터소리가아니었으면
사무실로복귀도안하고퍼질러앉았을지도모릅니다.ㅋㅋ
우짼튼지간에군수로써의군정을
이리도잘살피는필용동생에게전화라도넣어야지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