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을

출근하여

하늘이하높기에

운동복으로갈아입고

운동장을열여섯바퀴를돌았다

이어폰으로

오래간만에듣는박인희목소리를꽂아두고

하늘을올려다보다가

땅을내려다보다가

하늘복판을가로지르는

하얀비행기를

눈썹에손얹어올려다보다가

전선줄하늘위를

저윽히바라보다가

가고없는

지나간시절의

보고픈얼굴들을하나씩그려보곤하였다

이젠가을하늘같이까마득히

멀어진얼굴들

얼굴들

나를스쳐지간그사람들은

지금어느계절만큼가고있을까

운동장한가운데

낙엽한잎같은

쓸쓸한심사

기진한발걸음으로

이쓸쓸한인생고개를넘어가면서

그대에게안부를전하노니..

그대도

나같이

쓸쓸하신가고

쓸쓸하신가고

얼굴

(시낭송)-박인희-

윤연선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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