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송 추억

오늘

겨울방학식이있는날이다.

방학책을나눠주시는담임선생님께서

긴겨울방학생활계획표를제출하는것으로

오늘수업은없다고하셨다.

왕겨난로도아끼지않고

도라무깡난로가벌겋게달아올라

난로뒤에앉은춘식이얼굴도벌겋게달아올랐다.

갱지에다크래용으로계획표를열심히그리며

타닥,타닥,불꽃이튀는소리만들려오는

교실에서교실뒤솔밭에서까치가우는소리만들려올뿐

핵교전체가너무도조용했다.

동무들얼굴표정에서는금방웃음보가터지기직전의

흐믓한표정들이다.

앞에앉은춘란이독꼬리위로서캥이가기어간다.

슬몃손가락으로집어서난로위로던졌다.

그것도모르고춘란이는생활계획표를그리느라

즐거워어깨가자꾸올라간다.

생활계획표에

되도록이면공부시간을줄여볼요량이다.

내일부터할아부지를졸라

방패연을만들어달라고할것이다.

방패연이눈보라치는

높다란하늘위로솟아올라팽팽하게바람의느낌이

손끝으로와닿는느낌을지지바덜은

주거두모를것이다.

그리고

형에게는참새잡이덫을만들어달랠것이다.

눈쌓인뒷동산에새벽같이올라

덫에앉아벼이삭을쪼아먹으려다가

덫에걸린참새를손아귀에잡아쥐는순간의

따스한감촉과콩닥이는새가슴.

그기함을토하며집으로내달을때

귀밑을스쳐가는겨울바람감촉과

안방에들어서면할무니가질화로를쬐시다가

내양귀따귀를감싸주실때의따스함이엄청좋다

화로를대청마루로내다가

인두로화로불을파서참새를넣으면

그냄새?

주금이다.

참새가외양간소등에앉아

네고기열근하고내고기한근하고안바꾼다..했다나뭐라나.

온집안에참새굽는냄새가진동하고

챔새괴기첨을형한입

헤벌쭉입을벌리고기다리는내혓바닥에도한첨.

으..으..

저녁판이면

내복을벗어할무니께이를잡아달랠것이다.

내복봉제선을따라내깔린허연알들과

서캥이며벼룩이뜨거움으로타닥,타닥,타는누릿한냄새.

발가벗고목화솜두툼한이불속으로쏙,들어가

풀먹여까실한광목천이목에감키는감촉으로

내복이건네져오길기다리던겨울밤.

바깥뒷산높은봉우리에서

부엉이가붕붕울었다.

이긴겨울밤이지나고나면

쌍봉공소공회당에가기로했다.

눈앞에벌써십리사탕이며왕사탕이

과학실에지구본보다도더크게눈앞에서자전공전으로빙빙돌았다.

흰한복두루마기를입으신

공소회장님이

우리반왕기아부지시다.

왕기빽으로

교회당마루맨앞에앉았도록했다.

무슨기도가그리긴지두손을공손히모으고

눈을감고무릎을꿇었다일어났다를하며

살짝왼쪽눈을살짝떴다가얼른감으며

어여기도가끝나고사탕이며과자를

전지전능하신예수님께서나눠주시기만기다렸다.

그런데

내귀가번쩍뜨이는합창소리가들려왔으니..

왕기는그게캐럴송이라고했다.

가슴이붕붕거리고양쪽귀바퀴를간지럽히며

가슴까지벙벙거리게하는아름다운합창소리에그만

넋이나가버렸다.

세상에나음악시간에배우는동요만듣고부르던내귀에는

신천지에서들려오는아름다운노래였다.

서울에서무슨대핵교에서봉사자로내려온

어여쁜누나들의캐롤송은

방금까지바탕발림으로만앉아두손을모으던

내정신을그만

하늘위를흐르는구름위에얹히게만들었다.

양겨드랑에날개가돋아나려는지

천사같은이쁜누나들의몸짓과노래에내마음은

맨마지막으로부르는징글벨인가뭐신가로

가슴속깊숙한곳이벌름벌름징글거렸다.

누나들이

내년여름성경핵교선생님으로다시오신단다.

그때꼭다시만나자고

동동구루므를바른희뽀얀손으로

때가꼬질꼬질한내손을부여잡고는

무릎걸음으로다가와안아주기까지하였다.

그리고

향긋한박하분냄새에정신이몽롱해졌다.

오늘은

크래용파스

아니크리쓰마쑤란다.

하늘나라에서천사들이내려와

아름다운노래를부르고

다시눈을타고서울인가어딘가로멀리올라간단다.

맨날맨날

크리쓰마쑤만같았으면

참좋겠다.

아흐!~기쁘다구주..아니누나들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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