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서 休

안해의붓글씨가일취월장하여

특선으로시상을받다

천년고도백제도읍을돌아드니

마음푸근한休

문창살에비춰드는

기진한겨울햇살

숙박시설로조성한

민박촌마을

잠시다리를쉬어가는

툇마루에비춰드는

겨울햇살

구들장에디미는장작불로

뜨끈한아랫목

오랜친구와함께

환히비춰드는햇살아래

소반상마주하고한시를읊어가며

동동주한잔걸죽히마시고싶은좋은날

제대로된전통음식으로식사를하고파

찾아들은한정식전문집

겨울하면뭐니뭐니해도

동치미국물이제격이리라

하나씩정성들여코스요리로내오는

맛깔스러운상차림

모양이예쁘면맛도

그를따라맛있는법

음식이란그를담아내는

그릇의맛도있는함께먹는법

한소반이나오면

채먹기도전에또다른음식이나왔다

그득한포만감으로앉았는데

예약하고도오래기다려줘서고맙다고

공주명주밤막걸리를쥔장이써비스로내온다

안해와주거니자시거니따르고마시며

느릿한저녁해가장지문으로노랗게드리울즈음

어릿한취기로자리에서일어났다

마음의동안거를해제하면서

다시산아래저잣거리로내려가는심중으로

고요롭게거닐어보는백제의옛도읍

옛향기를따라걷는공주에서

아주편안한休를얻으며

뒷짐지고걸으며

쉬어가다

까치감으로

남은감나무아래

겨울하늘빛이참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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