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룻밤의 연극
BY glassy777 ON 12. 27, 2013
시골에서상경하여
불빛에홀린밤거리를헤매도는통에
한시간여유를갖고여동생을집앞에서픽업하여
동숭로를가기로하였던것이그만
네비게이션의얄미운아가씨가엉뚱한골목쟁이한켠에다
차를몰아넣더니만종료를하고는입을싹,닦아버렸다.
서울살이에서이젠십수년이지난고로
영락없는시골촌사람이돼설라므네
졸지에서울밤거리미아가되고말았다.
여동생은추운밤거리를엉뚱한먼곳에서빙빙나를찾아돌고
나는혜화초등학교앞에서어린입학생꼴이되어
코손수건을가슴에달고어리둥절어벙벙한표정을하는초등생으로
난감해하는사이에그만
여유작작하던한시간여를다까먹고말았다.
깍쟁이네비뇬(여동생표현)이촌사람을알아보고선에
완죤히어벙신을만드는통에그만연극이고뭐고
내고향으로날보내주오..라는노래를부르며
연극이고자시고도필요없이이난감지경을벗어나
도로집으로내려가고만싶었다.
다시
종암경찰서를네비뇬이마에연지를찍고
다시여동생을찾아가는밤길.
왠서울깍쟁이양반덜은절대양보를안해주니
이건접촉사고나기쉽상이라
또느린속도로찾아가니여동생은얼굴이얼얼
얼음공주가되어있었겠따.
아흐!~
이난리부르쓰가곧연극이지싶었다.
다시여동생이네비뇬마빡에이번에는곤지를찍고설라므네
딱10분전에야혜화역1번출구를돌아지하주차장에
차를세우고냅다뜀박질이라.
연전에도겪었지만서도
정각여덞시지나면절대입장불가하니
밤거리를마라톤으로달려가려니이번에는
여동생이땡칠이지경.
네비에다연극장소를연지곤지찍고
그것을들여다보면서추운서울밤거리를달리는데
으하!~3분전에그만신호등건널목에딱멈춰서서
발만동동구루무.
정확히30초전에매표소에손을터치하고나니
이런생난리연극도없었다.
아..어차피인생은연극이라잖는가?
그려누구나의생이연극같은세상사로고.
헥,헥,헥!~
서울밤거리에서
뜀박질을한보람은분명있었다.
[러브액추얼리]라는제목으로
단세명이서내내연극을이끌고감에도
전혀지루하거나무대가빈약하지가않았다.
가볍지만은않은웃음을
연극내내관객에게안겨주면서도
무언가를생각하게만드는묘한매력의스토리전개.
마치사랑과영혼이라는외화를연상케되는
영혼과영혼과의만남의애절한러브스토리.
요즈음
환갑을바라보는늦깎기나이
연극의묘한매력에자꾸만빠져들면서
이젠그맛을알아가는단계에입문했다.
관객과배우와의지근거리의생동감과
현장감의역동적이고도피부에닿는배우들의
들숨날숨이고스란히느껴지는연극.
영화관이나
거실티브이앞에서와는확연히다른
또하나의문학쟝르와그만사랑에빠져버렸다.
객석
거의가젊음들이었다.
나와여동생은노당형부?..아니지
내가시방왜박선생님닉을도용할까나?
암튼지간에노땅에속하는우리는엉덩짝을반만걸치게되는
좁은의자끝에다가엉치만살짝얹고
무대를바라보며
때론심각하게
때때로배우의재치넘치는연기로폭소를자아내다가
기승전결의숨가쁜전개를따라몰입되어지는
또다른나자신의생소한느낌이좋았다.
안해가연말의가게운영상분주함으로
함께올라오질못하여아쉬운
서울밤나들이었지만서도
자꾸팔짱을끼고걷자고분위기를잡는
여동생과의오랜만의데이트로
밋밋했던일상에서의기분전환이충분히됐다.
연극이끝난후에
배우들이무대에서관객과인사를나누는
마무리를기대했는데
점쟁이할마시가연극대사끝대사로
그만집에들가봐!!!~하는바람에걍얼빵하게일어섰다.
여동생또한
홀로현실에서의팍팍함을잠시잊고
오래간만에오래비와나란히앉아배를잡고웃으며
연극장불이꺼지는순간까지아쉬움의미소를내머금고있었다.
달포전
여동생과의연극약속이어긋나
그를지키려는나를
네비뇬의질투와칠거지악으로
서울귀퉁이골목쟁이에다처박았어도
나는꿋꿋하게약속을지켜냈다.
여동생이고기를먹고싶다고했다.
늦은밤거리에서고기집간판을따라들어가니
어느바다에서잡아왔는지갈매기살전문점이란다.
원체가고기를좋아하질않으니
군대시절소총으로갈매기를잡는고참병곁에
파도가밀려오는겨울바다에서건져내던그갈매기고기를
십수년이한참지나서이런낯선서울거리에서먹게될줄이야.
여동생은당최갈매기고기에대한이해를도와주질않고
허겁지겁고기를집어먹기에바빴다.
그모습은한마리외로운
서울갈매기였다.
연극구경을마친연인들이
갈매기고기집테이블좌석을꽉채웠다.
내나이또래의쥔장은
바깥에서숯불을피워앞앞이들이밀어주면서
종일내한산하다가급바쁨으로살맛이난다는표정이다.
반찬을내스스로가져다세팅을하니
내게굽신굽신싼타할배얼굴이되어벌겋게행복해했다.
앞치마두른중년에게로향한
대책없이나이듦의
쓸쓸한연민.
어차피인생은연극이리니.
연극과식사를마치니
서울밤하늘로눈발이흩날리고있었다.
심각한난시로
야간운전을적극꺼리는통에
안해의메세지가날아왔다.
웬만하면
여동생집에서유하고차라리새벽에내려오란다.
갈매기고기가영마뜩찮아몇첨먹지를못하였더니
허기로급배가고파왔다.
십리도못가서발병이난다는
아리랑고개를넘어
여동생집에일단들어가
우렁각시같이후딱만든두부김치에따순밥술을뜨고
그길로내쳐집으로내려가는밤길.
믿지못할네비뇬을앞세워
시골집으로내려가는
고속도로상에서의
자꾸뇌까려지는후렴구.
우리네인생은
어차피모두연극이러니.
이제
5막의연극이끝나고
새로펼쳐질6막이올려지는
어둔휘장뒷편의실루엣을바라보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