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친구

저녁에시간이되는친구는

저녁이나같이먹자고전화를했습니다.

거의가농한기라서

읍내당구장에서살다시피하는친구들입니다.

나는그작대기로공을맞추는놀이에는

영판흥미가없으니

고얀히당구장에서담배연기만디립다마시다오곤합니다만

영뻘쭘하니당구장파에들지않으려고하다보니

자연겨울철에는얼굴들보기가뜸해져서

오늘저녁일부러밥이나함께먹자고불렀습니다.

그래도읍내에서당구를치던친구들이큐대를던져놓고달려와주니

기분좋게오랜만의회포를친구들과풀었습니다.

봄의농사철시작부터가을걷이까지는

죽기살기로엄청나게들땀을흘려뼈빠지게들일합니다.

그래서이렇게농한기에놀멘놀멘의자격이되는고향에친구들입니다.

오늘저녁식사와반주의이야기의중심에는

먼저저승으로길바꿔가버린고향친구들이야기로귀결되어지곤합니다.

심각해지는무거움으로술잔만들었다놓기를몇차례

건강상술한잔도입에대지못하는친구가

이젠반수가넘어가곤합니다.

삶과죽음의경계가종잇장한장차이라는것을

모두가암묵적으로인정하는나이.

그래도불현듯하게부르면기껍게달려와서함께해주는

내고향의초동친구들이반갑습니다.

얼굴만쳐다봐도

거울속내얼굴같은고향에친구.

고향의나날에서

밋밋한듯꽉찬시골살이가참좋은것을요.

그저

고향에친구들이

언제나건강했으면좋겠습니다.

생각사록

언제나듬직하게고향의한자리를지키면서농사를짓는친구들.

그렇게

나를바라봐주는고향에친구들이있어

제가살아가는한부분이든든하고행복해지는것이었습니다.

마무리는유쾌한분위기로화제를급선회하여

화통하게웃으며헤어졌습니다.

화투뻥을치러넘어오라는

고향마을이장을맡은친구의한마디가

참푸근한저녁입니다.

거칠한손으로악수를나누며헤어져집으로올라오는길

밤하늘중천으로섣달초아흐레맑은달빛이

등뒤를따라오며길을밝혀주는

고향,고향,내고향.

다정한

고향에친구들.

너와나의고향입니다.

  • 신유가부르는[너와나의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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