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BY glassy777 ON 1. 19, 2014
집안종중계를마치고
고향마을로초동친구를찾아가다.
집안마당에들어서니인기척이없다.
그래도봄농사를대비하여농기구를가지런히갈무리하여
창고가정리가돼있는모냥이보기가좋다.
친구는일찌기혼자가돼서
어린아들을혼자젖동냥하여키운것이
이제고3에올라간단다.
초등학교입학부터안해가
아들넘엄마를대신하여
학교도찾아가고
소풍날김밥을싸주고
함께운동회포크댄스도추고
가끔함께넘어가용돈도챙겨주고했던넘이
청소년기로접어들어보기에도든든하다.
그아들하나의지가지로삼아
홀로살아온친구가애끈하면서도고맙다.
요새같은농한기에는고향에농사짓는친구들은
딱히할일이없다보니여럿이서몰려댕기느니그저당구장이다.
친구들아지트를아는지라
맞바로당구장으로가서친구얼굴을보고가기로했다.
입구에서
안골친구와먼저마주쳤다.
아직까지노총각으로
홀어머니와고향집을지키며살아가는친구다.
이발을말끔하니해서멋지다고
너스레를잔뜩디밀었더니
기분좋게손사래를치면서도엄청반겨한다.
지금이라도좋은인연을만나면참좋겠굼서나..
오늘찾아가는주인공은
고향친구들틈에서당구공을겨누는눈초리가
마치병아리를낚아채려는솔개눈빛이다.
술추렴내기일까
아님저녁짜장면내기일까
아님티켓다방아가씨를불러농짓꺼리하며마실커피잔내기일까.
잠깐쉬는틈에친구곁으로다가가귓속말로이야기를나눴다.
"친구..아들넘과조만간넘어오시게그넘과고기나함께먹세나."
"흐흐..알았네.미안혀.시방이판이엄청심각하네."
"우째공이네개여?"
"이게쓰리쿠션당구고저쪽은알다마당구여."
"??.%$#*&@*??"
내기에방해꾼이되면안될것만같아
친구들과건성인사를나누고얼른나왔다.
함께저녁이나같이먹자는친구들의권유를뿌리치듯뒤로하고
집으로돌아오는내내친구의지난세월이
차창으로스쳐갔다.
홀로세월이얼마이며
이제늙어가며남느니온갖병들이닥쳐들어
몸이만신창이가되어버린친구.
그래도하나뿐인아들넘뒷바라지를하는
애비된심중으로꿋꿋히버팅기는중이다.
아들넘이충북대를목표로한다는데
부디국립대에합격하여
친구의고생끝이왔으면참좋겠다.
조만간넘어오면
술이나한잔기울이며이런저런그간의밀렸던
이야기나많이들어줘야겠다.
힘내서저당구공을노려보는매서운패기로
아들넘장성할때까지
건강했으면좋겠다.
돌아오는길에고얀히
친구의세월이애끈함으로다가서며침울해졌다.
고향생각이라는노래를
소리소리부르며넘어오는..
고향이쓸쓸타.
3:27고향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