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해, 청마 詩

구름

-청마유치환-


다시한번우러러구름을보소

인정의고움을가리워구름은

노래인양저렇게세상을수놓았나니

그리우면그리운대로

책장처럼넘어가는푸른조석인데도

그대곰곰이마음지쳤을때는

나의꿈꾸고두고간저구름을

다시한번조용히우러러보소


심심산골에는

산울림영감이

바위에앉아

나같이이나잡고

홀로살더라

아이들이서둘러올라가고

운동복으로갈아입고집앞운동장으로나가

2Kg묵직한아령을들고선에

처음에는걷다가전속력으로마지막한바퀴를돌아

명절음식포만감의찌부드함을일거에걷어내다

몸의유연함의리듬을타면서

청마의해

청말같이낭창낭창뛰었다

몸이마치말갈기를휘날리는마상에앉은듯

바람을가르는소리귀에가득하고

콧속으로들어오는심호흠에서

맡아지는싱그러움에는

봄내음이배어있었다

거친숨을고르며들어오니

안해가베란다에서내다보았다며

열여덟바퀴를돌았다고

이마의땀을닦아주며

국민학생칭찬하듯

등을다독여준다

저녁해길게눕는창가에앉아

달력에서입춘을짚어본다

하마남녘에는봄이올라와

섬진강변산자락매화나무를희롱하겠지?

한라봉의싱금털털함에

이미내게도봄이다달아

가까운발치께까지왔으렷다

저녁햇살이샛노랗게

베란다창으로사위어가는명절저녁의고요로움

명절저물녘

이윽히청마시선을서가에서내려다가

읽어보는호사도있었다

나는영락한고독의

가마귀

창랑히설한의거리를가도

심사는머언고향의


푸른하늘새빨간

동백에지치었어라


고향사람들나의

꿈을비웃고


내그를증오하여

폐리같이버리었나니

어찌내마음독사

같지못하여


그불신한미소와

인사를꽃같이

그리는고

오오

나의고향은

머언남쪽바닷가

반짝이는물결아득히수평에조을고

창파에씻긴조약돌같은색시의마음은

갈매기울음에

수심져있나니


희망은

떨어진포켓트로

흘러가고


내흑노같이

병들어

이향의치운가로수밑에

죽지않으려나니

오오저녁산새처럼

찾아갈고향길은

어디메뇨

4:12님이오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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