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떠나가는 배

눈덮힌아침

바다로봄맞이를떠나다

하늘이맑아지면서

바람없이따스한봄날

수산시장에들어보다

생동감넘치는싱싱한어시장

수평선이다가와반짝이는은비늘로눕다

바다에서올라와눕다

흥청거리는좌판위로봄바다가눕다

바다밑

봄도따라와눕다

먼심해에서느릿느릿

겨우내올라와봄으로눕다

뭍으로눕는

물오징어에황금조기

시장끼로황금호떡을에우고

채비를하여

바다건너로봄맞이가다

뱃시간을기다려

항포구가내려다보이는창가에앉다

안해와마주앉아

따순커피를마시다가바다를바라보고

또이야기를두런두런

커피한모금을마시다가

또항포구바깥먼데에다

눈을얹었다

그풍경에는

먼바다로향하여

등대가서있고

바다로가는이정표가서있는풍경을

무연히내려다보다가

해풍에젖어드는봄바람을따라

선창가로나갔다

먼섬으로가는배

이봄

무인도로

떠나간다는배에올라

찔레꽃에

너와나의고향을부르다가

문득

앉아보는선창가

모두가하염없이

먼바다쪽수평선만바라보았다

출렁이는

선창가파도소리듣다가

뱃고동소리

울려퍼져지는소리로

무인도

선착장에다다르다

쓸쓸하고도

호젓한외딴바닷가

그섬안에들어

해무깃든먼수평선을무연히바라보다

먼항로에서길을잃지말라고

밤새점멸하던등대가

쉬는섬

그섬안에서

외로운등대지기

바다만보다가늙어갔다

하루왼종일

바다만바라보는섬

먼수평선이

은비늘로기진하게눕는섬

그섬을

남겨놓고떠나왔다

돌아보면외로운섬

멀어질수록

더욱외로워지는섬

포말을일으키며

멀어지는섬

그수평선으로

외항선이지나가고

비상하는

갈매기한마리

외롭게머리위를선회하다가

바다쪽으로멀어졌다

아득히

뭍으로멀어지는다리도

은빛으로누웠다

다시

수평선을날으는갈매기

구름위에

고단한날개를쉬다

다시

먼수평선에서

다가오는갈매기의무리

머리위를

심심파적으로

낮게나닐다가는

문득

수평선쪽으로

다시날아간다

푸른하늘

수평선

이젠

까마득히보이지않는섬

배가지나가고

구름이지나가고

갈매기도지나가고

아득히

멀어지는섬

머리위를선회하다가

이내수평선쪽으로멀어지는갈매기

하루종일

바다만바라보던섬

아득히멀어지는외딴섬을바라보는

안타까운응시

유자꽃피는마을

-김광협-

내소년의마을엔
유자꽃이하이얗게피더이다

유자꽃꽃잎사이로
파아란바다가촐랑이고

바다위론똑단선이미끄러지더이다

툇마루위에유자꽃꽃잎인듯
백발을인조모님은조을고
내소년도오롯잠이들면

보오보오연락선의노래조차도
갈매기들의나래에묻어
이마을에오더이다

보오보오연락선이한소절울때마다
떨어지는유자꽃

유자꽃꽃잎이울고만싶더이다
유자꽃꽃잎이섧기만하더이다

멀고먼

외론섬으로

아,

떠나가는배

3:06떠나가는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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