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시는 길

청명한봄하늘

칠현산가는길

산골에도봄

오소소,무너져내리는봄

설해목으로

누운고사목에도봄

조봇한

산길에도봄

한남금북정맥

산능선으로도봄

산에

산에봄

겨울지나봄산을오르는

내얼꼴에도봄

봄소식을산아래로전하는

안해의얼꼴에도봄

양지쪽시누대에도

봄볕이화사하게피었다

화창하고

청명한봄날이다

산아래로내려가는

안해의빨간배낭에도

한가득봄

산아래

산사로내려와

봄볕바래기를하는데

다사롭고

따사로운봄

문창살마다에눈부신

봄님과마주앉은

속살거리는

댓돌아래

가부좌를틀고앉아

대면하는

유년의저편

아득한

까치날아간

빈나목에도봄

새단청

추녀끝하늘에도

해맑간봄하늘

안해의108배에정성깃들어

봄날이저리오시는고야

암키와숫기와로쌓은

담장으로살포시

담장너머

먼산마루를넘어오시는

전각아래

주춧돌

그옆

노송으로도

그예끈오시는봄

봄볕만

남겨놓으시고

스님은

어디로출타를하신것일까

산문밖

댓돌에도청명한빛

봄이로세

봄,봄

산사뒷산으로

살포시살풋내려앉은

이렇게좋은날에

제수를장만하여

멀리높은봉우리내고향마을이보이는길

어머니를찾아가는선영길에도

바람한점없는

이강산산하에

어머니좋아하시는봄날이저리왔어유

어머니계시는그녘에도

봄날이오시던가유?

서울서

형님내외도내려오시고

봄내음으로빚은제수음식상차림

어머니아부지

천천히많이드셔유

어머니의두며느리는

음복으로마신낮술에취하고

형님과나는형제간우애로움의흡족함으로

봄하늘끝간데없이날아올라

흰나비처럼취하고

산소가아니었으면

둘째며느리가창을구성지게읊었을것이구먼유?

이산저산꽃이피니

정녕코봄이로구나

봄은찾아왔건마는

인생사쓸쓸하구나

얼콰하니

볼그족족한안해의옆얼굴을

흘끗흘끗

바라보며바라보며

집으로돌아오니

선영의봄볕이

집까지따라오셨고야

이렇게좋은날에

멀리에있는오누이남매도왔으면

참으로좋으련마는

봄이

오시는길

  1. 2:33박인희-봄이오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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