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丸
BY glassy777 ON 2. 18, 2014
살구꽃핀마을
-이호우-
살구꽃핀마을은어디나고향같다.
만나는사람마다등이라도치고지고
뉘집을들어서면은반겨아니맞으리.
바람없는밤을꽃그늘에달이오면
술익는초당(草堂)마다정이더욱익으리니,
나그네저무는날에도마음아니바빠라.
복사꽃이피었다고일러라
살구꽃이피었다고일러라
너이오오래정들이고살다간집
함부로함부로짓밟힌울타리에
앵도꽃도오얏꽃도피었다고일러라
낮이면벌떼와나비가날고
밤이면소쩍새가울더라고일러라
-박두진-
지난봄
자식을먼저보내고
영정앞에
촛점없는표정으로석상같이앉아
문상객들뒤에서
눈자위가짓무르시던
친구아버님
아버지를세상에남겨두고
차마하늘나라로간
친구진협이에게욕을끌어붓던것이
어느덧
일년이지나가려고하는데..
그아버님이
시름시름앓으시길
일년세월
오늘저녁부음을듣다
큰자식을먼저잃고
다시둘째자식인진협이마져
지난봄에잃고..
매일같이
마을구판장마당평상에나앉으시던
친구아버님을
고향마을을지나갈때면차를세워인사를드리면
표정없이나를올려다보시던
그허공을더듬으시던표정
진협이도없는상가에
진협이대신앉아문상객을맞고자해도
아무도찾질않는상가
세상인심야속타
친구가떠나자
친구아버님부고를받고도
국민핵교동창들한늠도오질않는영전에
향불살라놓고
속울음으로끅,끅,대다가
그예끈
먼저간친구생각에
제명을수하지못하시고가신고인이
하도불쌍도하여
그예끈울음이끄들려올라와
눈물한줌
보태고야말았다
밤길을더듬어집으로돌아와
무심한세월을짚어본다
내일이면대동강물도풀린다는우수이건마는
내마음에서린우수는
언제나풀리는고
언제나풀리려는고..
밤내
베개맡으로흐르던
강물
江上에
어리던
丸
새벽꿈으로
애끈히다가서는
丸
촉촉히젖는
새벽자리
봄의丸
-창으로쏟아지는교교한달빛이실루엣으로커튼에어리는밤中-
동이
동이
그리움이고
서성이며
잠못들던날
고향도
사람도
옛것이아니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