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고향에는

오늘은모처럼에날씨가

맑고푸르렀지뭐유

봄이들녘으로나가봤네유

농기구가창고양지쪽에서

막기지개를켜고는

들판에서새봄을맞을

부지런을떨어유

도회지에살때는

저렇게제대로봄이오는들녘을

상상도못하고가로수에잎이나고서야

봄인가했지만서도

이렇게시골살이에서는

눈을들면천지사방이봄이라고아우성이유

아?저목련꽃망울이

금시라도터질거같어유

냇가에나랩으로선나무들꼭대기까지

봄물이잔뜩올라설라므네

곧새순을

틔워올리려고허네유

업무를마치고선에

퇴근준비를하다가창문을바라보니

과수원너머로황혼이지는풍경이너무아름다워

잠시동작을멈추고서서西山日落촌음같은순간을

하나씩가슴에안아봤어유

산하나를

막넘어가는데또

먼산으로멀어지는황혼녘에

차를세우고앉아넋없이바라보는

시방고향에는

봄날이한발씩다가서는구먼유

고향에계신

노모님에게전화한통넣어드리세유

허면

고향의

봄소식을

어머니께서자세허게들려주실거구먼유.

사는게뭐있어유?

3:19머나먼고향(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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