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새벽꿈인지생시인지모르게

새소리가들려왔다

유년시절

그토록좋아하던노고지리가

멀리하늘높이에서

지저귀다가

쏜살같이보리밭이랑으로내꽂히듯

숨어버리면

어린나는

보리밭가양에쪼그리고앉아

다시노고지리가하늘높이높이날아오르기를

해질녘까지기다리곤했다

마을마다

저녁연기가낮게깔리면

보리밭이랑을떠나

터덜터덜집마당에들어서면

봉당에서서나를기다리시다가

맞아주시던어머니

행주치마로

얼굴을닦아주실제코피가쏟아질듯

바람냄새가맡아지던그유년의어스름녘

그제새벽에도

노고지리인지

무슨다른새인지는모르겠으나

꿈결에아득하니새소리가

침대맡까지왔다가

멀어지곤했다

거실로나가보니

한마리

오도마니앉아있었다

어머니가다녀가셨나?

필경어머니가내가보고파서

잠시다녀가신것이라고생각하니

갑자기

복박쳐오르는눈물을

주체할수가없었다

보고싶어도

이젠

어머니와닿을길없는

먼길

어머니는

손폰도없으셨으니

이승에남아있는유일한통신수단은

국가에서노령연금지급하던

농협통장이유일한

어머니와의통신수단이라고여겨졌다

일전에

점심시간에잠시

사망신고로무용지물이됐겠지만

농협자동화코너에서

어머니께용돈을자동이체해봤다

들어갔다

수취인:황숙현

현금자동입/출금

거래명세표를들고농협을나서면서

그예끈

어머니와닿았다는

실낱같은느낌이

해넘이황혼녘까지

그립고아릿했다

이제

어머니와의통신수단인

농협창구에서

매달용돈을부쳐드리고싶다

이튿날

다시자동화코너에서

어머니통장을찍어봤다

안찾아가셨다

어제

다시통장정리를해봤다

찾아가시질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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