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에서 한나절
BY glassy777 ON 3. 2, 2014
친구뭐하는가?
아이구주꺼써
왜그려
엊저녁술을너무마셨더니만아직도누워있어
시방넘어갈테니밥이나같이먹세나
그려..어여넘어와
어르신우짠일루밖에나와기신데유
누구..시더라
*짜*짜쓰시는아버님이시구먼유
그려?그래우짠일루넘어오셨나?
안골형*이친구집에가는중이네유
작년봄에자당님돌아가신지가벌써해를넘기네
야..벌써그리됐네우
그려그럼잘댕겨가시게
야..건강하셔유
동상..부지런도하구먼
형님..우짠일이셔
응..오늘명*이네비닐하우스를친댜
거들러넘어오셨어유?
그려..어여볼일보러가시게
야..넘어가세유
응
다들연로하셔서
농기계가농사를짓는
고향마을
고향가는길은
저렇게언제나정겹다
따스함이배어있는
고향으로넘어가는길
봄을준비하는
너른들판
하늘로흐르는한점구름따라
봄이깊어가는
고향
나를키워준
국민핵교를지나
친구송주사네밭을지나서
조부모
어머니아부지계신선산을지나
고향집
바로앞집
재*이네앞마당
경운기
봄볕이따사롭다
폐가된지오래인
앞집재*이네
옛날집
두엄자리와밭둔덕에
비닐하우스옆댕이시멘트담장만이남아있어
이곳이우리집자리라는
흔적으로남은
나태어나태를묻어둔
고향집
옛터
옛터야
잘있었느냐
명*이친구집을찾아가는
희뽀얀소롯길
비닐하우스를짓느라분주한
고향에친구들
날씨가원체따뜻하구먼?
왔는가
오랜만이네
어여이것좀잡아줘
그려..그려일좀도와주려고넘어왔네
길*이이건뭔가?
뭐기는..엊저녁술판을벌였던잔해구먼?ㅎㅎ
뭔노무술을셋이서이렇게깠댜
시방속쓰려주껀네
왜안그렇겠나..나이덜좀생각해작작들마셔
어찌먹다보니깐두루이렇게됐구먼
명*이는?
아까나왔다가잠깐집안에들어간다더니곯아떨어졌나벼
참..친구들하구는..
비닐하우스안에는이미
뽀얗게봄이
흙속까지배어들어
씨앗을잉태할준비를마치고있었다
이제나저제나기다리다가
집안에서영판내려오긴글렀다는생각에
집안팍을둘러봤다
농사를준비하는
창고에쌓인
밭거름과콩자루
양지쪽고양이가
게슴츠레졸린눈으로
게으름을한껏부리는
봄
봄을예비하는
감자에
싹이나서
잎이나서
묵,찌,빠!
한가롭게
봄볕을쬐면서농사철을기다리는
봄마당
장독대에
햇살가득쏟아지는
봄뜨락
명*이는끝내내려오질못하고
형*이친구집으로넘어가마당에서친구를부르는데
또영판대답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