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보고픈 당신
BY glassy777 ON 3. 4, 2014
서해바다가
창아래로펼쳐질
당신있는그곳의풍광이
눈을감으면눈에삼삼다가오는구려
힘들었던
어머니와의지난세월은
묵언으로헤쳐온당신의고단한세월에다름아니었소
그세월저만치흘러
당신에게쉼표를지어주고여행지로떠난지
벌써여러날이흘렀소
절기가어느덧내일이면
땅속까지꿈틀봄날이오신다는
경칩이오
그리고
춘분지나
손없는날인스무아흐레날
부모님산소사초를마치고나면
청명과한식
그리고
곧이어서4월이오면
여기저기산과들에피어나는꽃잔치로
몸과마음
어디한곳이라도성치않을
천지사방으로화려강산이또펼쳐질것이오
엊그제휴일
한가롭기그지없게
손가락하나움직이지않고
햇살좋은창가옆에잇대인침대에서
느긋하게아무생각없이멍하니누워있었소
겨울을지켜낸나목들처럼
그저그렇게묵묵히
그러다가
안으로안으로
가슴가득눈물이고여오는
당신생각에
숨쉬기벅차도록겸허히
당신과나사이를느끼고있었소
맑은햇살이
앞베란다로비춰들면서
사위가고요키그지없는참좋은날의
휴일아침이었소
이따금거실로나가
멀리에있는당신이보고파
서성거렸을뿐생각을다른데빼앗기고싶지않아
책도보지않았더랬소
커피를한잔끓여놓고
따순온기가손안으로퍼져가는찻잔을매만지면서
거실가득
봄과어울릴가곡몇곡
잔잔히깔아두었을뿐이었소
봄이오면서
우리의가곡을자주듣게되오
눈을감아
노래속에펼쳐지는노래세상을따라
둥싯둥싯흘러가듯떠가는듯
넓고도깊이심취했소
가곡
한소절마다
새싹이올라오고
예쁜새가포란을하고
보리밭이랑으로노고지리치솟아오르고
꽃향기천지사방으로퍼져나아갈
4월의청보리밭이눈앞에펼쳐지면서
문득
당신이엄청보고싶어졌더랬소
그러다가다시안방으로들어
밝아오는침대맡창호아래다시누운채로
느긋히창호에번지는맑은아침햇살과노닐었소
맑은햇살은
투명하지만속내를쉬드러내지않고
속으로감추다감추지못하고배어나오는순수함으로
맑은향기가감도는듯한당신의성정을똑빼닮았더랬소
창호에번진햇살이
방안장농으로비춰들면서
완자무늬창살이그림자선명히벽을타고오르는모양을
당신에게로향한
명징해지는그리움으로
꼼짝않고바라보았소
그리곤
늘우리함께머물렀던안방이
이리까지달라보일수가있을까생각을했소
그저매양이틀에박힌듯
현대인으로바쁘게만돌아가는일상에서
너무허겁지겁대느라이런아름다움을
지극히바라보지못하였다는
생각에이르럿소
늘상먹는밥
국과반찬하나하나고루고루
진정한맛을감지할겨를도없이시간에쫓겨
이런순간들을쉬놓치고살아왔던무수한날들이었소
문득
이아름다운안방의향연을함께공유하는
당신의체취와목소리와몸태가그리워졌더랬소
이렇게아름답고편안한집안분위기와쉼을만들어준
당신에게새삼고마운마음이드는것이었소
다시거실로나와앉아
끊임없이거실가득넘실남실퍼져가는
우리고유의가곡을들으며
우리한생애의
지나간날들을뒤돌아봤소
당신과나
참으로아득히먼길을함께걸어온자취
참으로아뜩하고먼길이었소
그길에는
바람이불고
눈보라가치고
눈물바람후두득떨어지고
무거운세월한숨으로날아가곤했더랬소
그세월
너무고마웠소
먼休에서돌아오며는
더욱사랑할당신
이렇게
편지를쓰는
이신새벽에도
내내
보고싶은당신
이제는
당신과나의
아름다운황혼길
어깨동무로넘어갈
그길에서
죽는그날까지
고맙고미안토록사랑할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