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보고픈 당신

서해바다가

창아래로펼쳐질

당신있는그곳의풍광이

눈을감으면눈에삼삼다가오는구려

힘들었던

어머니와의지난세월은

묵언으로헤쳐온당신의고단한세월에다름아니었소

그세월저만치흘러

당신에게쉼표를지어주고여행지로떠난지

벌써여러날이흘렀소

절기가어느덧내일이면

땅속까지꿈틀봄날이오신다는

경칩이오

그리고

춘분지나

손없는날인스무아흐레날

부모님산소사초를마치고나면

청명과한식

그리고

곧이어서4월이오면

여기저기산과들에피어나는꽃잔치로

몸과마음

어디한곳이라도성치않을

천지사방으로화려강산이또펼쳐질것이오

엊그제휴일

한가롭기그지없게

손가락하나움직이지않고

햇살좋은창가옆에잇대인침대에서

느긋하게아무생각없이멍하니누워있었소

겨울을지켜낸나목들처럼

그저그렇게묵묵히

그러다가

안으로안으로

가슴가득눈물이고여오는

당신생각에

숨쉬기벅차도록겸허히

당신과나사이를느끼고있었소

맑은햇살이

앞베란다로비춰들면서

사위가고요키그지없는참좋은날의

휴일아침이었소

이따금거실로나가

멀리에있는당신이보고파

서성거렸을뿐생각을다른데빼앗기고싶지않아

책도보지않았더랬소

커피를한잔끓여놓고

따순온기가손안으로퍼져가는찻잔을매만지면서

거실가득

봄과어울릴가곡몇곡

잔잔히깔아두었을뿐이었소

봄이오면서

우리의가곡을자주듣게되오

눈을감아

노래속에펼쳐지는노래세상을따라

둥싯둥싯흘러가듯떠가는듯

넓고도깊이심취했소

가곡

한소절마다

새싹이올라오고

예쁜새가포란을하고

보리밭이랑으로노고지리치솟아오르고

꽃향기천지사방으로퍼져나아갈

4월의청보리밭이눈앞에펼쳐지면서

문득

당신이엄청보고싶어졌더랬소

그러다가다시안방으로들어

밝아오는침대맡창호아래다시누운채로

느긋히창호에번지는맑은아침햇살과노닐었소

맑은햇살은

투명하지만속내를쉬드러내지않고

속으로감추다감추지못하고배어나오는순수함으로

맑은향기가감도는듯한당신의성정을똑빼닮았더랬소

창호에번진햇살이

방안장농으로비춰들면서

완자무늬창살이그림자선명히벽을타고오르는모양을

당신에게로향한

명징해지는그리움으로

꼼짝않고바라보았소

그리곤

늘우리함께머물렀던안방이

이리까지달라보일수가있을까생각을했소

그저매양이틀에박힌듯

현대인으로바쁘게만돌아가는일상에서

너무허겁지겁대느라이런아름다움을

지극히바라보지못하였다는

생각에이르럿소

늘상먹는밥

국과반찬하나하나고루고루

진정한맛을감지할겨를도없이시간에쫓겨

이런순간들을쉬놓치고살아왔던무수한날들이었소

문득

이아름다운안방의향연을함께공유하는

당신의체취와목소리와몸태가그리워졌더랬소

이렇게아름답고편안한집안분위기와쉼을만들어준

당신에게새삼고마운마음이드는것이었소

다시거실로나와앉아

끊임없이거실가득넘실남실퍼져가는

우리고유의가곡을들으며

우리한생애의

지나간날들을뒤돌아봤소

당신과나

참으로아득히먼길을함께걸어온자취

참으로아뜩하고먼길이었소

그길에는

바람이불고

눈보라가치고

눈물바람후두득떨어지고

무거운세월한숨으로날아가곤했더랬소

그세월

너무고마웠소

먼休에서돌아오며는

더욱사랑할당신

이렇게

편지를쓰는

이신새벽에도

내내

보고싶은당신

이제는

당신과나의

아름다운황혼길

어깨동무로넘어갈

그길에서

죽는그날까지

고맙고미안토록사랑할것이오

우득하게

보고싶은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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