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있는 풍경

서해끝

아득한봄바다에당도하였습니다

그곳에는

바다가있고

자전거가있는풍경에서

나는

여행자의심중으로

자전거와함께

무연히

바다를바라보고있었습니다

바닷바람을맞고

서있는해송

그리고

거름을내다부려놓은

밭둔덕이

봄바다를무삼히바라보며

나와나란히

오도마니앉아있었습니다

먼길을달려당도한

서해바다가보이는풍경앞에서

잠시서성이다가

내보고픈사람이기다리는곳으로

천천히걸어나아갔습니다

봄볕아래

고즈넉하기까지한

고요로움으로

보름간의그리움은

맑은눈썹아래이윽히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반가움의

서러운마음이었는지

조그마치의

부끄러운마음되어

하릴없이

자전거를타고

바다가보이는

봄언덕으로달려갔습니다

손이시렵도록

바닷가를빠대고다니다가

오랜만의어색한반가움을바닷바람함께안고

한달음에달려와이윽히바라보는

그리운사람

보고지운사람

바닷가로

연한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가면

바다건너

뭍에당도하신

봄의정령

만날것만같았습니다

누구는

봄의정령이

먼바다에서

해안사구를통하여

뭍으로올라온다고했습니다

누구는

해안가로밀려온조가비에

잠시머물렀다가

꽃샘추위가

아주물러갈즈음에야

뭍으로올라온다고도했습니다

나는

모래사구언덕에앉아

먼바다를막건너온

봄의정령과노닐고싶었습니다

봄의정령은

손가락사이로스르륵빠져나가고는

빈바다만남았습니다

봄의정령이

내귓가에속삭입니다

나직나직

아직봄이멀었다고하는것같은데

파도소리때문에

잘들리지를않았습니다

모래사구

언덕배기를내려와

해안가

조가비에먼저

봄의정령이와서머문다기

조가비를내려다보는데

파도소리만더욱가까웠을뿐입니다

여기가바다끝

모래사구언덕배기를내려와

조가비무리들

한가로운

해안선의

끄트머리까지와서앉았는데도

봄의정령은

아직도그모습을보여주질않았습니다

쓸쓸한

마음으로

먼바다수평선쪽으로

시선을두고앉아있었습니다

아,

봄의정령은

먼바다를건너

막뭍으로당도하자마자

바닷가를

다정하게거니는

두연인의

어깨위에오도마니올라앉아

해조음으로

봄노래를부르면서

해맑은봄날을채비하고있었던것을요

나는

해맑간봄바다에눈이부셔

손바닥을이마에얹고

멀리

수평선과

해안선을번갈아바라보며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머리

바로위로비상하는

괭이갈매기날개깃위에

또다른

봄의정령은

봄님을싣고

뭍으로날아들고있었습니다

또다른괭이갈매기무리는

바다건너수평선만

왼종일바라보며

자기차례의

봄의정령을싣고날아오를

그준비를하는

봄바다를

나또한

기다리는마음하나로

오래도록함께서있었습니다

그바닷가에

오래도록서서해안선을

무연히바라보고

바라보곤하다가

물가에

오도마니앉아

봄의정령을기다리는

갈매기무리들에게

언제부터

그자리에서서

오랜날들을바다만바라보며

까마득히먼수평선

그리워하였는지

그가여운응시를

생각했습니다

나는

옅은한숨으로

갈매기무리에게인사를했습니다

내마음안

깊숙한그리움으로

봄의정령들이모두당도할

그봄날까지

너희들에게

봄을부탁해..라고

손을흔들어

바다쪽으로

인사를했습니다

몇은날아가고

몇은남아

먼수평선쪽

바다만또바라봅니다

아직

이른봄

쓸쓸한

마음으로

해안선에앉아

무장무장

다가서는그리움들에게

먼수편선을

향하여

무릎세워

오도마니해변가에앉아

고개숙여

손가락으로

그리워하는이름자를

하나

썼다가지우길

수없이

반복하였습니다

썼다가

지우고

다시또쓰다가는

바다해안선으로쏟아지는

눈부신태양빛에

가느다랗게

실눈을

뜨고

수평선을

또바라보다가

이윽히

앉은무릎사이로

옅은한숨을

쉬고야말았습니다

쓸쓸한마음으로

돌아와

바다를생각하는

이봄밤

그곳에는

바다가있고

자전거가있는풍경에서

나는

여행자의심중으로

자전거와함께

무연히

바다만바라보고있었습니다

자전거가있는풍경

이밤

[태양은가득히]음악을
헤드폰가득볼륨을높여놓고

다시
자전거를타고

그봄바다를달려갑니다.

4:04태양은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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