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소묘

긴休에서

돌아온안해와

종로거리를걸어가다가

자연스레인사동으로향했습니다

인사동에들면

편안한고아늑한에드는것이었으니

시루에김이오르면서

포삭구수한떡이익어가는인사동

너다시반갑고야

인사동아!

점차상업적인현대식건물들이들어서고

국적도없는먹거리장사치들이판을치면서

우리옛것은아랑곳하지않고

장삿속이문만앞세우는시끌번잡함이

영마뜩잖았던

옛건축물이점차사라져가는

인사동유감이었다

그래도이렇게의식있는사람들이있어

인사동명맥이유지될것이다

제대로된인사동을느끼고걸어보려면

남다른심미안과혜안을동원해야만한다

아니면복작거리는중국말과일본말이난무하는

인산인해의인파속을거닐고는인사동을다녀왔다?

절대

수박거죽을핥은것이나다름아니다

안방의안온함느낌과

베틀가소리

인사동네거리에

자작자작깔린질경이

복작거리는대로보다

조용한골목쟁이를엄청좋아합니다

따스한햇볕아래

포스터조차도기품이서려있습니다

광고간판조차도옛것을찾아가려는

상호명과글자체

인사동을걸어가면서

눈길은항상

우리옛것을더듬어갈일입니다

자칫지나치기쉬운우리옛것들

저유리문안에

우리들을바라보는옛날

얼마나아련하니

세월저편의유년기가아름답던지요

인사동에가면

분명인사동만의분위기가존재합니다

꽃새와나비가나니는인사동

한복의아름다움을보여준다기

시간을맞춰갔지만

금새공연이끝나아쉬웠습니다

대신젊은처자와몇마디의

우리것에데하여짧은대담과칭찬을나눴습니다

상그러운미소로대면해주는

저젊은처자의아름다운자태가곧인사동입니다

아름다운이치마저고리에서

순수한우리복식문화의명맥을잇고자노력하는

그순수하지만굳건한마음씨에

자꾸칭찬이건너갔습니다

결코화려하지도않으면서

은근한아름다움을내뿜는내면적진득한기품

황진희가저런저고리를입었었을까?

어느선비가하룻밤만리장성을쌓은연후에

헤어지는애틋함한심중을

저렇듯붓으로

한없이애끈해지는정한을

구구절절써내렸을까나

시집가는큰누이가입었었을까?

신행을다녀오는작은누이가입엇던옷이었을까

당목치마를입고업을띠를어깨에걸치고

나를업고동구밖까지나가

어머니를기다렸을까

고무줄놀이하면서

자꾸흘러내리는치맛끈을잡았었을까

설날아침에안방에펼쳐놓았던

누이들의설빔

부산고모가들고오셨던

복주머니에손가방

행사를마친

저예쁘고앙징맞은어린계집아이의

뒷태가어찌나아름답던지

다시인사동골목쟁이를걸어봅니다

인사동다운모습의골목길

깨끗하고도

정갈한선비의분위기

소담소담아기자기

수저하나에도

저렇게기품스러움을

마당에차일을치고

시집장가를가는

좋은날

할머니계신안방에서는

마당과다른세상이조용고요로움으로펼쳐지곤했다

인두로질화로를다독다독하시는

할머니곁에몇몇동네아낙들이둘러앉아

잡채한과수북한둥근상을받고앉아서할머니의

조분조분한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

손주딸에게보낼예물을펼쳐놓고

손바늘솜씨가좋았느니

색감이참곱다느니

바늘을꼽아두는작은

소품까지도하나씩들여다보시던할머니

옷고름앞섶에꽂아두고

매만지던노리개도손으로쓰다듬어보시다가

잘가서잘살라고

작은한숨소리서운함으로

덕담사이마다에

쉬곤하셨다

다시

인사동골목쟁이에햇살이퍼지고

다기그릇고요한

유리창안의침잠에들어

귀를모아옛소리를듣는다

멀리선인듯

가까운곳에서들리는

부드러운옛음성

안해와

전통찻집으로들었다

할아부지계신사랑방에앉았다

안해에게꽃향기를건네고

보름간의

저간의소소한일상이야기를나누며

쌍화에

대추차를마시면서

한지의

무늬결을따라가다가

시골길멀었음에

자리에서일어났다

빌딩숲한가운데

당당하게섯는저조선소나무와같이

인사동다운인사동거리가

그명맥을제대로유지되었으면하는

아쉬움

언제나우리것이아름답다는

그깊은마음으로

지켜내야할

인사동

돌확위

광주리에담긴

꺼져가는우리의옛스러움이

아쉽고또아쉬지는

인사동길

얼쑤!~

제비몰러나간다

우리것이좋은것이여!!

(2014年3월9일안해와함께인사동에서한가롭다)

  1. 10:23GayageumSa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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