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소묘
BY glassy777 ON 3. 10, 2014
긴休에서
돌아온안해와
종로거리를걸어가다가
자연스레인사동으로향했습니다
인사동에들면
편안한고아늑한安에드는것이었으니
시루에김이오르면서
포삭구수한떡이익어가는인사동
너다시반갑고야
인사동아!
점차상업적인현대식건물들이들어서고
국적도없는먹거리장사치들이판을치면서
우리옛것은아랑곳하지않고
장삿속이문만앞세우는시끌번잡함이
영마뜩잖았던
옛건축물이점차사라져가는
인사동유감이었다
그래도이렇게의식있는사람들이있어
인사동명맥이유지될것이다
제대로된인사동을느끼고걸어보려면
남다른심미안과혜안을동원해야만한다
아니면복작거리는중국말과일본말이난무하는
인산인해의인파속을거닐고는인사동을다녀왔다?
절대
수박거죽을핥은것이나다름아니다
안방의안온함느낌과
베틀가소리
인사동네거리에
자작자작깔린질경이
복작거리는대로보다
조용한골목쟁이를엄청좋아합니다
따스한햇볕아래
포스터조차도기품이서려있습니다
광고간판조차도옛것을찾아가려는
상호명과글자체
인사동을걸어가면서
눈길은항상
우리옛것을더듬어갈일입니다
자칫지나치기쉬운우리옛것들
저유리문안에
우리들을바라보는옛날
얼마나아련하니
세월저편의유년기가아름답던지요
인사동에가면
분명인사동만의분위기가존재합니다
꽃새와나비가나니는인사동
한복의아름다움을보여준다기
시간을맞춰갔지만
금새공연이끝나아쉬웠습니다
대신젊은처자와몇마디의
우리것에데하여짧은대담과칭찬을나눴습니다
상그러운미소로대면해주는
저젊은처자의아름다운자태가곧인사동입니다
아름다운이치마저고리에서
순수한우리복식문화의명맥을잇고자노력하는
그순수하지만굳건한마음씨에
자꾸칭찬이건너갔습니다
결코화려하지도않으면서
은근한아름다움을내뿜는내면적진득한기품
황진희가저런저고리를입었었을까?
어느선비가하룻밤만리장성을쌓은연후에
헤어지는애틋함한심중을
저렇듯붓으로
한없이애끈해지는정한을
구구절절써내렸을까나
시집가는큰누이가입었었을까?
신행을다녀오는작은누이가입엇던옷이었을까
당목치마를입고업을띠를어깨에걸치고
나를업고동구밖까지나가
어머니를기다렸을까
고무줄놀이하면서
자꾸흘러내리는치맛끈을잡았었을까
설날아침에안방에펼쳐놓았던
누이들의설빔
부산고모가들고오셨던
복주머니에손가방
행사를마친
저예쁘고앙징맞은어린계집아이의
뒷태가어찌나아름답던지
다시인사동골목쟁이를걸어봅니다
인사동다운모습의골목길
깨끗하고도
정갈한선비의분위기
소담소담아기자기
수저하나에도
저렇게기품스러움을
마당에차일을치고
시집장가를가는
좋은날
할머니계신안방에서는
마당과다른세상이조용고요로움으로펼쳐지곤했다
인두로질화로를다독다독하시는
할머니곁에몇몇동네아낙들이둘러앉아
잡채한과수북한둥근상을받고앉아서할머니의
조분조분한이야기에귀를기울이고
손주딸에게보낼예물을펼쳐놓고
손바늘솜씨가좋았느니
색감이참곱다느니
바늘을꼽아두는작은
소품까지도하나씩들여다보시던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