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해마다

아부지의

제삿날이돌아오면

사나흘은

몸과마음을

조신하게가지려하노니

웃는것부터삼가하면서

술을삼가하고

말을삼가하고

글조차도삼가하기까지

조신하려고

스스로평상심에서옷깃여며비켜앉다

이게

효를못하고

아부지살아생전에

그렇게좋아하셨던술한병받아다드리지못한

불초자식의때늦은회한이며

아부지를향한자식으로의

禮이거니..

날이하좋아

점심시간을빌려잠시

고향마을구판장에서아부지좋아하시던

몇가지를챙겨

저녁제사와는별도로

산소앞에엎디어

재배를올리며

아부지를기리다

선산에앉아

봄이오는고향마을을무연히바라보려니

봄바람건듯불어

눈에잡티가들어가설라므네

뜬금없이눈물이났다

가만생각하니

아부지가돌아가시던연세가

지금의내나이언저리

세월이한참늦은지금사

아부지의외롭디외로운마음자리를혜량하노니

봄이오는

고향집

뒤곁으로돌아가

순전히잡티때문에흐르는

눈물바람을

때묻은소매로훔치고돌아나오다

눈감아

유년의고향마을로찾아가본

아부지제삿날

늦은저녁

운전하며집으로돌아오는길

갓길에차를세우고

앞산위로두둥떠오는

열여드레밝은달을

저윽히바라보며

아부지생전에자주부르시던

옛노래를불러보며

아부지를생각하는

제삿날

밤中

아부지,

달도참말밝구먼유?

2:50손인호-나는울었네1954年

달이자꾸따라와요

-이상국-

어린자식앞세우고


아버지제사보러가는길

-아버지달이자꾸따라와요

-내버려둬라


달이심심한모양이다

우리부자천방둑

은사시나무이파리들이지나가는

바람에솨르르솨르르몸씻어내는소리밟으며

쇠똥냄새구수한판길이아저씨네마당을지나

옛이발소집담을돌아가는데


아버짓적그달이

아직따라오고있었다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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