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빛
안해와

새벽안개길을갑니다

봄밤/김소월

실버드나무의검으스렷한머리결인낡은가지에
제비의넓은깃나래의감색치마에
술집의창옆에,보아라,봄이앉았지않는가.

소리도없이바람은불며,울며,한숨지워라
아무런줄도없이섧고그리운새캄한봄밤
보드라운습기는떠돌며땅을덮어라.

어둠도이제

봄빛을가리질못합니다

저명징한봄빛을

뉘라서막아설것인지요

봄비가번들거리는

새벽아침의촉촉한이분위기가

참좋습니다

하느님십자가위에도

봄빛

운동장트렉으로도

봄비

운동장에늦잠꾸러기로거꾸로누운

조선소나무가지마다에도봄빛이

아롱아롱서려있습니다

여명의부드러운빛으로

봄의정령은습기를잔뜩머금었습니다

좀있으면그습기들을

꽃으로틔울

겨울나무의뿌리에도

봄새의노란부리끝에도

한껏부풀어오르도록불어넣을테지요

봄비는

여인입니다

봄으로가는

여인의뒷금치를따라

봄의정령이발자욱마다에서려있습니다

봄비내린숲에는

벌써봄이라고

산꿩이짝을찾는소리가울려퍼지는

봄비로습기머금은아침이

참으로정겹습니다

뭇새들의지저귐소리마다에도

봄비를머금어촉촉하고나날이맑아집니다

겨우내움추렸던나무들도

속잎을어찌예쁘게피워낼것인지

나무가나무에게서로

속살거립니다

하릴없이즐거워

하늘을가르는저새의날개깃에도

이제봄기운이완연합니다

운동을마치고올라와

우리집너른정원을내려다봅니다

시골살이에서덤으로얻은

우리집의저아름다운정원은

삼백예순날을한번도

똑같은풍경그려내질않습니다

오늘같이은은히

봄비로그려낸풍경을

베란다소청마루에앉아

바라보고또바라봅니다

울부부의

말소리도오늘은

봄비마냥나직나직

실안개같이길고우득히

소근소근낮아집니다

봄비내린아침입니다

봄!

25:58베토벤바이올린소나타제5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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