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마중

날씨가포근하여

점심을조금이르게마치고는

들길을걸었습니다

버들잎

아기손톱만치나와

밭둑에서하늘거립니다

농사준비로밭을갈아엎어

깨끗이희뽀얀

그밭둑머리에

개나리가만개하였지뭡니까

석상사자가

봄기지개로포효하는

언덕에

개나리

꽃망울이터져

삼천리강산에

제일먼저피었습니다

개나리가너무반가워

오래도록꽃가지아래를서성입니다

고향에봄은

갑자기발아래까지왔습니다

갑자기들이닥친봄의정령들로인해

혼미하고어지럽습니다

해서

꽃들과술한잔했습니다

봄과개나리에취한발걸음이

자꾸휘청거립니다

봄볕쏟아지는

황토바람벽에손을짚어

현기증이잦아들기를기다립니다

초라하니버리고떠난

빈집뒷곁으로도

봄의새순은

파릇파릇혼자돋아났습니다

집은주인을잃고덩그마니혼자지만

텃밭에는파릇한봄입니다

저집

모퉁이를돌아

봄바람을따라갑니다

경운기가있고

흙집이있는마을맨윗집

산아래에서봄의정령들이발을쉬면서

봄노래를합창으로부릅니다

마늘밭이고파밭이고

함께봄의소리에맞춰봄노래를부릅니다

고개를빼고

잠시

먼벌판을

노래를멈추고

멍하니

내다봅니다

볕바른

바람벽도노래를따라서

봄이오는먼들판을마중나가

먼데를바라보는

한나절

봄의정령들의합창소리에

보리밭이랑에서푸드득,하고놀란

꿩이날아오릅니다

자기

짝을찾아날아오릅니다

아무도모르라고

혼자동요몇소절과

가곡몇곡을

부르며부르며언덕을넘어서

사무실로돌아왔습니다

절기는

이제춘분지나

며칠있으면청명에

한식입니다

이봄

매양이오늘같이

좋은날이었으면좋겠습니다

4:41신영옥(YoungokShin)AnnieLau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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