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의 추억] 메기의 추억
국민핵교와

중핵교적

동네악동부영의손아귀에서

유일하게벗어났던두사람이있었으니

내초동친구남열이와

나둘뿐이었다

핵교만다녀오면초동친구들모두는

부영의쫄병이돼설라므네

뒷동산으로집합을해야만했으니

그행동거지가영판독재자

히틀러였다

우선시방목사님이된규봉이는

부영이발앞에납짝엎드리는것으로

총놀이칼싸움놀이의시작을열었다

규봉이등짝을밟고올라서

아랫밭에서한묶음담배대궁을

쫄병들이날라오면그중에제일길고

매초롬한놈으로골라대장이

높이쳐들면

줄을맞춰정령한쫄병들은함성을지르면서

담배대궁을하늘로향해높이치켜들었다

아이들사이에서는속박의굴레갇힌

히틀러의공포에질려

병정놀이를했지만

지나가던어른들눈에는절대그렇게보지를않고

허,허!~고넘들…참..하면서오히려즐거워하는

우리들로비쳐지는데문제가있었다

나도

단한차례

얼떨결에나가그병정놀이를해봤다

칼싸움을하면히틀러는

백번을베어도갑옷이튼튼해서안죽는다고했다

총싸움을하면

히틀러는방탄복을입어안죽는다고했다

규봉이는

지금은근엄한목사님이됐지만

그때는오만상을찌푸리고죽을상을하면서

부영이뒤를졸졸졸근접하여따라다녀야했으니

그고통과학대로점철된나날을겪어내야했던

그고역스러움을어찌가늠이나할까

그날히틀러를따라와!~와!~몰려다니던봄동산에는

봄새소리맑게지저귀고

동산아래첫집진형이형네뒷곁으로

해맑은봄하늘아래

목련꽃이눈이부시도록하얗게피어나고있었다

그아름다운목련꽃아래

초동친구들은

매일같이책보를마루에던져놓고

맞바로뒤동산으로모여야했으니

어찌목련의아름다움에눈길한번을줬겠는가

히틀러의공포적인병정놀이는

마을아이들모두가

강제징집을당하여뒷동산으로끌려온것에다름아니었다

놀이기피자는가혹한응징을했다

이튿날학교조회시간전운동장에서

초주검이되도록린치를가했다

여럿이보는앞에서

학교뒷산솔밭으로들어가

끽소리도못지르게하고는마구두둘겨팼다

그공포스러움과무지막지함에

감히초동친구들누구도히틀러의명령에반기를들지못하고

순순히복종하고야말았다

가을이면고추를말려장에다내다팔아돈을만져보려는

부모님의피땀어린

말린고초를

각자세개씩가져오라고했다

그것을엿장수에게건네면엿가락을줬고

읍내만화방에가져가면만화책도몇권빌려줬다

바로돈으로바꿀수있는

태양초의최상급을가져가야했다

만약시나리고추같은히쭈구리한고추를가져가면

그고추를콧속에뭉게넣고는등짝을마구밟아댔다

초동친구누구도최상급의고추를

손으로닦고소매로문질러서윤기가반지르르나게끔

작품을만들어히틀러검사를받아가며

매일같이바쳐야했다

그악동히틀러였던

부영이가죽엇다고연락을받은것이

막사십을넘어설무렵의이즈음의봄날이었다

군대를카츄샤를다녀왓다고했다

부모님이먼친척인높은별자리에게청탁을넣어

만고에편하다는군대를보낸것이었다

그편한군대에서그는허무맹랑함에빠져

세상이콩알만하게만만해진것이었으니

제대하고는

취직할생각은전혀안하고

고향집어머니를달달볶아대며

매일돈을뜯어내

술을마시는날로지고샜다

머리에찌꾸를반지르르바르고허구헌날

읍내다방에나가살았다고햇다

날건달이되어벼라별괴기한행동거지는

다저지르고댕겼다고

간간히들려오는바람결에소식을듣곤햇다

종국에는

장가도못가고

반폐인이되다시피

떠돌다가들어간곳이

음성꽃동네였다고했다

그곳에서

혼자쓸쓸한죽음을맞이했으니

히틀러의죽음을전해들은것은

그가죽고이년이나지나간싯점이었다

우리와한살터울이었던

악동부영이의장례식에는고향초동친구누구도

참석치못했던모양이었다

그래도

남열이와나

둘에게는병정놀이에집합시키지않았던것이고마웠었다

맨날공부만하는샛님이라고치부하고는

나름대로배려?를해준셈이었다

그덕분에성적이떨어지지않고

우등생으로졸업장을받았으니

이것이히틀러덕분이아니고무엇이겠는가

못다핀꽃송이는

히틀러뿐만아니었다

초동친구들중에서의

첫죽음

히틀러보다

더이른낙화가있었다

그공포의독재자의병정놀이에서

나와함께유일한열외자였던

남열이의죽음이었다

중학교이십리길신작로로자전거통학을했다

어느날남열이는새자전거를사서

첫하굣길에그만

장재방죽다릿께에서냇가로급추락을하면서

윗입술부터인중지나볼따구니아래까지

심하게찢어지는중상을입고

까무라쳤다

그것을우리동무들이발견하여

마라톤선수인내가등짝에들쳐업고

읍내로뛰어갔었다

‘으..나죽은거아녀?’

‘응..살아났구먼.’

‘나죽고싶잔여.’

‘죽기는이렇게내등짝에업혀가는구먼.’

남열이엄마는

남열이가초년에죽을운을액막이했다고

동네뒷산태영이할머니가무당이신

뚱당집에서굿을하곤했다

그후로우리는급속히더욱친해졋다

내게생명의은인이라고했다

뭔..잠시기절했다가내등짝에서깨어난것뿐인데

그는내가자신을살렸다고철썩같이믿고있었다

우리는방학때면고향으로내려와서는

밀주단속이나오면누룩덩이를숨켜두던

동네사람들의단골들킴이높은낭구더미옆

고향뒷동산에앉아

고향동네를내려다보며많은이야기들을주고받곤했다

한참

연애에빠진대학동기인여자애와의로맨스와

그처자와의울퉁달칵거리는사랑싸움의자문도내게구하고

더깊은매밀한청년기의고민도내게의논해오곤햇다

대학을졸업하고

군대를다녀와서첫사랑그녀와결혼식을마치고

초임지인반오성지나율면의한중학교의교사로첫출근도했다는

삶의환희가득한남열이의전화를받았다

그달뜬목소리가이승에서의

그와의마지막이었다

출근일주일째되던날

결혼보름을막넘기던신혼의봄날

그는칠판앞에서쓰러졌다

그만

심장마비로급사를하고만다

가슴한쪽이쿵,소리가나면서

서늘해졌다

바로고향으로내려가

초동친구들과함께꽃상여를꾸몄다

우리가그렇게

나란히앉아이야기를나눴던

우리초동친구들이병정놀이를하던

뒷동산을한바퀴돌아서

고향마을누구네집에서도

마루끝에서면손에잡힐듯바라다보이던

오동산중턱에묻어줬다

시오리길을꽃상여를메고

선소리꾼도없이그냥허적허적땅만보고걸었다

누구하나상여를쉬자고하는사람도없이

산중턱까지쉼없이메고올라갔다

남열이부모님은동네사람들이말려서

꽃상여를쫒아오질못하시고

대문께에서상여를붙잡고놓아주질않으셨다

미망인된제수씨는목이잠겨서

울음소리조차도들리지않았다

시골오지라서

혼인신고를채하지도못했다고했다

신혼농짝이며가재도구들을

이천읍에서도락꾸를불러

헐값에다내다가처분하고는

제수씨는친정인청주로떠나갔다

중핵교적

내등짝에업혀가며

그렇게살고싶다던남열이는

그예끈그렇게허망케죽었다

꽃상여를메고

흔들흔들올라가던

오동산자락에

눈물속에흔들리던..

밭아래개나리

산길에진달래

이즈음의봄날이었다

  1. 4:23메기의추억(Maggie)JeanRed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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