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대지 – 생텍쥐페리 –
늦은밤중에

스탠드조도를높여놓고
고요한사위에서
서책에들기를좋아한다

퇴근하며

집으로달려가는황혼이지는길

그노상에서
멀리푸른빛에서어둔산그림자드리운
먼산아래

나를기다리는사람

안해가있다는사실하나로

그퇴근시간이
얼마나행복한지모른다

마치국민핵교적

하학길에엄마가기다리는
집으로가는길에서의아련해지는마음
그기다림

이제나이가들어서는

그대상이

어머니대신

안해에게로옮겨가는것이었다

차안가득히

고교시절음악시간에

변성기중저음으로

교실전체가웅웅거림으로낮아지면서
여드름번들거리는얼굴들이부르던
징그럽기까지하던

음악시간에배운노래

스와니강물

요즈음

퇴근길차안에자주울려퍼지는노래다

소년기에
나를기다려주던어머니

중년기에는
나를기다리면서베란다아래를내려다보며

달래냉이로된장국을올려놓고

시계같이칼퇴근을하는
나를기다리는안해

기다림은무엇인가

어린왕자를

여덟번은읽었나보다

그리고

요즘다시읽는책

생텍쥐페리의[인간의대지]를

새삼스러움으로읽는다

첫페이지에쓰인

글을읽는다

‘나의동료앙리,기요메,그대에게이책을바친다.’

그리고책장을더넘기다보면또이렇게쓰여있다
‘기요메,난자네에관해몇마디이야기를해야겠네’하며
기요메에대한이야기가시작된다

기요메는

우편기를타고

겨울안데스산맥을넘어횡단하다가
조난을당한다

7,000미터높은봉우리들과

영하40도의추위속에갇혀버린것이다

밤이

사람위를스치고지나면

얼음덩이로변해버린다는곳

그곳에서기요메는

이렛동안밤낮으로걷고또걸어서

그곳을빠져나온다

‘내가한일은맹세코어떤짐승도해내지못한것이야.’

인간의

자부심을되찾게해주고

영광을가져다주는이한마디

생텍쥐페리는

이세상에서가장고귀한말이라고쓰고있다

그러나난

다른말에감격을한다

‘눈속에서사나흘을걷고나면잠생각밖에는없어.그러나생각했지.
내아내가만약내가살아있다고믿는다면내가걷고있으리라고
믿을것이다.동료들도내가걷고있으리라믿고있겠지.그들은모두
나를믿고있다.그러니내가걷지않는다면나는치사스러운놈이다.
그래서나는사흘밤,나흘낮을걷고또걸었다.’

이귀절에서

나는몇번이고읽고또읽어왔다

몇번을읽고또읽어도

목이메이도록벅차오르곤한다

기요메는

나를돌아보게한다

나를믿고있는사람들

나를

기다려주는사람들에대하여

생각이깊어지게하는것이었으니

기요메는

저렇게걷고또걷지만
나는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가에대한

분명한삶의명제

삶의

명제가뚜렷해지는

이명징한철학적

한귀절

기다려주는사람이나에게있다는것은
분명행복한일이다

귀가

귀환

귀향


생각이깊어지는
봄날의상오

아..행복하다.

  1. 3:32스와니강-로저와그너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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