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

개여울이여울져

봄바람따라흐릅니다

눈길이머무는곳마다에

봄빛이부드럽습니다

한동안턱괴고

개여울에앉아

하염없는마음이됩니다

이런풍광을

얼마나그리워했던가요

팔벌려

바람을안습니다

들숨날숨으로

깊이들이마시는봄바람에

꽃내음이묻어있습니다

밭둑으로개나리

산으로진달래

천지사방이

개여울에

앉아

한껏

봄날입니다

돌아와

과수원언덕배기아래를

하릴없이서성입니다

오늘일찍

꽃나무를쓰러뜨린

과수원갑장이야속합니다

새들이앉을자리를원천봉쇄를한다는데

농사꾼의마음을모르는바는아니지만

서운코무지막지합니다

꽃나무쓰러진자리를

한동안서성입니다


개여울/김소월

당신은무슨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개여울에주저앉아서

파릇한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이봄바람에해적일때에

가도아주가지는
안노라시던
그러한약속이있었겠지요

날마다개여울에
나와앉아서
하염없이무엇을생각합니다

가도아주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잊지말라는부탁인지오

갑갑한마음에

다시개여울에나앉습니다

나무사랑을조금도생각지못해

전기톱으로봄을쓰러뜨리는

갑장네마음자리가

서운합니다

꽃을

꽃으로못보고

봄을

봄으로맞지못하고

마음없는사람들의봄이

쓰러집니다

집에돌아오니

안해가냉이를많이도캐와서

봄내음이집안가득합니다

봄식단으로차려낸

저녁밥상에

매취순

술한잔을곁들입니다

해남땅끝마을에서

매화꽃으로피워만든

봄부터

가을까지빚은술

매취순

친구가아들을장가보낸다고

청첩을보내왔습니다

흐릿해지는시야가득

청첩이흔들립니다

3:36개여울-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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