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정

아침녘

꽃길이었다가

정오의

화사함입니다

점심시간에

고향마을로넘어가봤습니다

높은봉우리고향마을을

한참을무연히내려다보며앉았습니다

이제는

애총무덤동산도낮아졌습니다

상여집이무섭던유년의뒷동산에도

꽃이피고꽃이집니다

스러진고향입니다

낙화

꽃잎이떨어져분분한

꽃나무아래에서서운함으로

떠나지못합니다

고향논배미

못자리에도앉아봅니다

가까스로

밟히지않은민들레

그렇게

가는봄입니다

먼곳을그리워하는

민들레

명자꽃으로

가는봄

싸리꽃피면서

가는봄

발아래를

물끄러미내려다보니

저만치로멀어지는

쌓인정

해지는쪽으로

하냥없이가고만싶은

봄날

이렇게이렇게

쌓인정

어찌

차마가시려는고

2:44하춘화-쌓인정1973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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