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길을 잃다
BY glassy777 ON 4. 14, 2014
지난토요일
처조카딸의급작스러운발병으로
동네에서규모가있는병원으로
그곳에서더큰병원으로
대수술을했다는
기별을받고
급상경
서울신촌
세브란스병원
경황중에급히병실로올라갈일념하나로
신축병원의지하주차장으로들어가
무조건주차하고급히병실인
13층엘리베이터를찾는
미로같은복도를지나
13층의긴복도끝
33호실로찾아
아이를면회
13층서편병실의오후햇살이비춰드는
안락의자에앉아세브라스병원
건강발행책자를읽으며
뒷산으로
구름같이둥둥떠다니는산벚꽃의
몽환적인풍광이가득한
창가에앉아옛생각에
젖어드는것까지는
참좋았다
면회를마치고
안해함께신촌역까지느긋한발길로걸으면서
온통젊은청춘물결일색가득한
차없는거리를팔짱까지끼고
데이트를한것까지도
참좋았다
마치
자주상경하여걷던
인사동을걷는기분으로느릿느릿
이리저리기웃거리면서
안해좋아하는와플을사먹을까
내좋아하는호떡을사먹을까
행복스러운고민도하다가
호떡을홀랑사먹었다
하지만
금방호떡같은황당경우가
울부부에게닥치고야말았으니
문제는
주차장에내려서면서부터
시골촌사람노릇을진땀나게톡톡히치루어야만했다
지하3층으로설핏기억한것외에는
도대체차량위치를몰라호떡같은난감지경에빠진것이었다
새로신축하는본관건물지하에서암병동으로이어지는
긴복도를지났다는것에이르러주차정산소에
문의를해보니엉뚱한지하주차장을
거의한시간은족히헤매고다닌
꼬락서니가되고말았다
넓기는얼마나넓던지..원
신촌역멀리에서바라본세브라스병원의위용에
감탄을했던것만큼이나지하주차장은
넑고넓은바다같이돌아도돌아도
진짜돌아버릴지경으로
까마득넓었다
안해와함께지쳐가고
본관건물지하내부공사의분진과뒤엉켜
안해는숨이막힐지경의극도의
피로감을호소해왔다
몸이달았다
1층정문을찾아안내요원에게주차관리소를
찾아사정이이만저만하여급히병실을올라가느라
주차공간인식을제대로못하였음을전화로이야기하고
도움을요청하기에이르렀다
하지만그곳또한신축하여아직완공치못한관계로
시스템이완벽하지못하기로자기들도어찌할
방도가없다는것이었다
다시본관건물지하주차장의바다같이넓고넓은
매케한공기와화학약품냄새가득한
주차장을안해함께또돌았다
이젠진짜돌고돌다가그만
돌아버릴지경이되어
한계점에다다랐을즈음
다시주차관리실로전화를걸어
한시간여를돌고돌아지쳤으니
빠른차량검색을위해차량지원을요청했으나
규정상그럴수도없고지원차량또한
불가능하다는원칙론적답변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전화응대한직원은먼저직원보다
친절히응대하면서
성의를가지고차량넘버를묻고카메라녹화를
쫓아가는작업을진행하여차량의개략적인
위치를찾아알려주었다
지하3층이아닌지하2층에서
나선형내리막을막내려선부근쯤에
주차를한것으로짐작이되니그앞에는녹화기록이없다는것
분명그근방어딘가에주차가됐음을알려왔다
그곳앞쪽의카메라에는내차넘버가보이지않았다는것으로
그지점을찾아가면분명주차돼있을것이라는
성의있는답변을듣고서야차량을찾을수가있었다
물경시간반은
그매케한서울의한복판
공룡같이거대한지하주차공간에서
한시간여넘게헤매면서보낸
그막막함을어찌표현해야할까마는
고생한번제대로하면서고역을치루고
호떡같은큰교훈하나를얻었다
아무리급박한상황이라도
주차장층수와기둥에쓰인주차넘버를인지하고
올라가야겠단교훈아닌
교훈
진짜로그당시에는
너무도막막하고힘에겨워
안해에게미안하고
체면도안서는
난감지경
박창선씨인가?
강원도태백석탄갱도막장에서
버티고버티다가생환한양반
그양반의심중으로최첨단장비의의료기관인
세브란스병원지하주차장에서길을잃고헤매돌다가
지쳐버린호떡같은허무개그
살면서
이런난감지경이누구에게나
닥쳐올것임에그냥웃어넘기지도못할
작지만커다란경험이었다
주차장은바다같이넓지요
공기가극히좋지않아목까지잠겨가지요
차량은빽빽하고방향감각까지상실하였지요
도움을요청해도도움의손길은요원하지요
다리도아프고골도지끈거리지요
안해의고통호소로몸은달지요
이호떡같은경우모두
땅콩이며견과류가가득들어간
한개에1,500원하는그노무서울호떡때문이었다
암..암
험!!~
서울에서길을잃다
2:45울리는경부선-신유(1960,남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