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여행
세월호의

우울하고도긴터널을빠져나와

동해로의여행을떠나다

평소

가지않았던길

미시령을넘었다

미시령에서차를세우고

무삼히흘러가는세월을건너다보다

아..그래

어찌세월이간다고

산에들에꽃이핀다고

그리고

또다시꽃이진다고

차마

너희를잊겠느냐

항포구에서

어렴풋히먼설악을

무연히바라보며너희를생각한다

살다가

살다가

너희가시시때때로

그리워지겠노니

눈부신

대명천지간에

부디

어느하늘에서라도

잘살거라

얼마나

힘들고외로웠느냐

다닥다닥붙어달린

버선꽃의인연으로이세상에왔다가

얼마나

쓸쓸하더냐

무심하니

마음없는바다에게

너희들의안부를전하노니

부디잘가라

먼수평선을건너는

마음

바다를무심하니건너는

안타까운응시

조찰히지저귀는

소리

안해가불사기와에

기도를적다

뒷짐지고걸으며

나직나직박목월시한소절을

읊조리노니

송홧가루날리는

외딴봉우리

윤사월해길다

꾀꼬리울면

산지기외딴집

눈먼처녀사

문설주에귀대이고

엿듣고있다

고요한선방

댓돌위로

거꾸로놓인

흰고무신의

마음

탑돌이하는마음안뜰에

드리우는그림자

그림자

고요한뜨락

민들레홀씨되어날아가는

안타까운4월

넓고넓은

바닷가기슭에서

녹음이짙어가는

연초록빛

산정에서

한개

바위로만

살고지고..

  1. 3:34[가곡]4월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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