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달다

베란다에소청마루를놓고

풍경을달았다

초여름부터한여름까지

집안팎을드나드는바람이

풍경을건드려놓고가면

그여운이

소청마루에남는데

마음안뜰이

명징하다

풍경을달다

정호승

운주사와불님을뵙고

돌아오는길에

그대가슴의처마끝에

풍경을달고돌아왔다.

먼데서바람불어와

풍경소리들리면

보고싶은내마음이

찾아간줄알아라.

젊은날

배낭하나만달랑메고

강원도정선에서시작하여골짜기로골짜기로

지도한장없이터덜터덜

외로움을따라걷기를

보름여

默默히

땅만내려다보고

무장무장걷고또걸었다

모든것을잃고비틀거리던

그젊은날

인생의밑바닥까지이르러

그바닥을딛고다시일어서게했던

혼자만의외롭디

외로운여행

희망하나보이지않던

길에서

절망으로절뚝이던

그길위에서

문득

나를일으켜세워준

작은암자처마끝

풍경소리

풍경소리

다시들으며

오늘도

길을간다

산이온종일

흰구름우러러사는것처럼

그렇게소리없이살일이다

여울이온종일

산그늘드리워사는것처럼

그렇게무심히살일이다

꽃이피면무엇하리요

꽃이지면또무엇하리요

오늘도산문에기대어

하염없이

먼길에바래는사람아

산이온종일

흰구름우러르듯이

그렇게부질없이살일이다

물이온종일

산그늘드리우듯이

그렇게

속절없이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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