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도서관 나들이
BY glassy777 ON 5. 4, 2014
오늘도박두진님의수필집을만나러
해발390미터의옥정재를넘어
안성으로넘어가는산마루에서잠시쉬어
박두진님의[도봉]을읊조려보다
산새도날러와
우짖지않고
구름도떠가곤
오지않는다
인적끊인듯
홀로앉은
산의어스름
호오이호오이소리높여
나는누구도없이불러보나
울림은헛되이
빈골을되돌아올뿐
산그늘길게늘이며
붉게해는넘어가고
황혼과함께
이어별과밤은오리니
생은오직갈수록쓸쓸하고
사랑은한갖괴로울뿐
그대위하여나는이제도
이긴밤과슬픔을갖거니와
이밤을그대는나도모르는
어느마을에서쉬느뇨
산을내려와
강마을에들어서성이는수변가에
가득한애기똥풀
방금써래질을마친
논배미의황토빛논물의어여쁨
잠뱅이를걷고소를몰아
써래질을하시며논바닥을고르시던아부지의
워~워!이노무소가?
워낭소리울려퍼지는논배미가득나닐며
연신물수제비를뜨던제비떼
강남갔다해마다돌아오곤하던
강남제비는언제부터
돌아오지않았던가
건너산을바라보려니
절기를맞춰가는
신록의잔치
써래질한나절하시던논배미에서서
아부지떠나신그녘에
안부인사드리다
일요일이라서더욱한가로운
도서관
청록파세양반의책들이꽂혀있는
서가에한참을서서
책등이누렇게변색되어진
책한권을꺼내
독서대에앉다
책장넘기는소리조차
크게들려오는
도서관
르느와르의명화속
[책읽는少女]가저만큼아름다우랴
메모지와필기도구의기본을갖추고
도서관을찾아가는
정갈한마음
책을읽다가
눈의피로를덜어볼양으로눈을들어보면
산을넘어온싱그러운오월에
펄럭이는국기게양대
신록으로짙어가는속잎들을
일시에뒤집어놓고
앞산머리로올라채는
싱그러운바람
벌판에는언제나바람이불었다
차령산맥의한끝마무림그안에
산으로둘리워있는사방백리미만의분지이면서
이(고장치기)는거지반
그벌의한중앙에위치하는작디작은빈촌이었다
경기도안성군보개면동신리
그안성읍에서충청북도진천으로넘어가는벌판길을
남쪽앞으로바라보고
뒤덜미로는그안성읍에서죽산장호원으로해서
역시충청북도음성으로넘어가는신작로를
가까이끼고있었다
이동네내가자란소년시절의가장깊은인상은바람이었다
그바람은특이했다
신비하고오묘했다
그렇게느껴지고그렇게지금도기억하고있다
도대체바람은무엇인가
왜그렇게어디서그렇게불어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