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편지
BY glassy777 ON 5. 4, 2014
고향의오월
아침녘햇살이퍼지는저풍경
그속을거닐면서아침운동을나가는길입니다
청랭한아침바람에
포플라잎사귀들이싱그러운오월을향해
작은조막손을흔들어반깁니다
산마을로접어들었습니다
아직농작물을심지않은골짜구니에햇살이비추고
아직잠에서깨어나지않은자연부락의
아침길을갑니다
이제막마을로햇살이비춰듭니다
숨을크게들이마시면폐부깊숙히까지
맑디맑은단공기가단숨에
온몸으로스며들어
저오월과같이
몸과마음이싱그러워집니다
까치부부도함께논배미로나와
보금자리를새로지을검부래기와논흙을날라
새로운둥지에서의오월을준비합니다
뼈대튼튼한저집은
몇해가지나가도저대로매양이똑같습니다
혹시도회지로떠났던주인이
고단하고지친몸을이끌고어느날문득
저집으로내려와다듬고고치는망치소리가
이골에울려퍼졌으면좋겠습니다
집바로옆에시제각이있습니다
저리조상님이기다리시는고향으로어여돌아오라고
작은소리로건네보는아침길
벌써배추가땅힘을받아
어린아이조막손마냥예쁘게밭고랑을따라
오월에게반갑다고인사를합니다
만복씨네담장으로소담스레올라간
불도화를올려다보려니
부처님오신날이
어느결에내일로다가왔습니다
내일은작은산사를찾아
부처님의가피를받는행사에참석
건강과안녕을위하여연등도매달고
소박한법요식에동참해야쓰것습니다
아침햇살이맑게퍼저나아가는
산골마을의아침
인기척조차없어
사위가고요키그지없는
이아침길을엄청좋아합니다
어느시대인지모를왕족인
옹주의묘시제각입니다
기품이있어보이는풍경을
한참을길가에서서
건너다봅니다
조용히살고파라
고향의산골마을에서살고지고
아침이슬이햇살에영롱하니
수정보석을매달았습니다
어디를둘러봐도
싱그러움가득한오월
매냥외따로떨어져
외롭게건너다보이던
외딴집에도오월이되니
푸르름으로아름다워졌습니다
못자리비닐에도
곧들판으로나갈모내기를준비하는
오월이싱그러워햇살이퍼지는건너마을을
자꾸건너다봅니다
아침길에들여다보는논배미의물색이
연록색산빛을거꾸로들여놓고
또이렇게아름답습니다
소담스러운연산홍이
아침햇살에눈이부십니다
돌돌돌흐르는시냇물소리가
나를따라옵니다
물기를머금은뭇새들의소리도
내등뒤를따라옵니다
짝을찾는산꿩의짝짓기소리도구성지게
내나를따라옵니다
아침녘에
뻐꾸기소리를들어보셨나요?
한낮에듣는소리와는
또다른그오묘함
이래저래
참아름다운고향의아침길입니다
주일마다어머니께서댕기셨던
성당을지나가다가
문득
가던발길을잠시멈추고
기도를올립니다
어머니,
그녘에도뻐꾸기울고
연산홍이한창붉어활짝피었던가요?
먼길을돌아
집에막당도하니
아침해가제법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