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편지

고향의오월

아침녘햇살이퍼지는저풍경

그속을거닐면서아침운동을나가는길입니다

청랭한아침바람에

포플라잎사귀들이싱그러운오월을향해

작은조막손을흔들어반깁니다

산마을로접어들었습니다

아직농작물을심지않은골짜구니에햇살이비추고

아직잠에서깨어나지않은자연부락의

아침길을갑니다

이제막마을로햇살이비춰듭니다

숨을크게들이마시면폐부깊숙히까지

맑디맑은단공기가단숨에

온몸으로스며들어

저오월과같이

몸과마음이싱그러워집니다

까치부부도함께논배미로나와

보금자리를새로지을검부래기와논흙을날라

새로운둥지에서의오월을준비합니다

뼈대튼튼한저집은

몇해가지나가도저대로매양이똑같습니다

혹시도회지로떠났던주인이

고단하고지친몸을이끌고어느날문득

저집으로내려와다듬고고치는망치소리가

이골에울려퍼졌으면좋겠습니다

집바로옆에시제각이있습니다

저리조상님이기다리시는고향으로어여돌아오라고

작은소리로건네보는아침길

벌써배추가땅힘을받아

어린아이조막손마냥예쁘게밭고랑을따라

오월에게반갑다고인사를합니다

만복씨네담장으로소담스레올라간

불도화를올려다보려니

부처님오신날이

어느결에내일로다가왔습니다

내일은작은산사를찾아

부처님의가피를받는행사에참석

건강과안녕을위하여연등도매달고

소박한법요식에동참해야쓰것습니다

아침햇살이맑게퍼저나아가는

산골마을의아침

인기척조차없어

사위가고요키그지없는

이아침길을엄청좋아합니다

어느시대인지모를왕족인

옹주의묘시제각입니다

기품이있어보이는풍경을

한참을길가에서서

건너다봅니다

조용히살고파라

고향의산골마을에서살고지고

아침이슬이햇살에영롱하니

수정보석을매달았습니다

어디를둘러봐도

싱그러움가득한오월

매냥외따로떨어져

외롭게건너다보이던

외딴집에도오월이되니

푸르름으로아름다워졌습니다

못자리비닐에도

곧들판으로나갈모내기를준비하는

오월이싱그러워햇살이퍼지는건너마을을

자꾸건너다봅니다

아침길에들여다보는논배미의물색이

연록색산빛을거꾸로들여놓고

또이렇게아름답습니다

소담스러운연산홍이

아침햇살에눈이부십니다

돌돌돌흐르는시냇물소리가

나를따라옵니다

물기를머금은뭇새들의소리도

내등뒤를따라옵니다

짝을찾는산꿩의짝짓기소리도구성지게

내나를따라옵니다

아침녘에

뻐꾸기소리를들어보셨나요?

한낮에듣는소리와는

또다른그오묘함

이래저래

참아름다운고향의아침길입니다

주일마다어머니께서댕기셨던

성당을지나가다가

문득

가던발길을잠시멈추고

기도를올립니다

어머니,

그녘에도뻐꾸기울고

연산홍이한창붉어활짝피었던가요?

먼길을돌아

집에막당도하니

아침해가제법올라왔습니다

맑은해를바라보며

헛둘,헛둘,맨손체조를하면서

오월의명징한기운을

가슴으로한껏당겨

품어안습니다

뻐꾸기한나절울어예는

고향,고향,

내고향

조반을마치고

소청마루에서차한잔을마시면서

창아래운동장을무연히내려다보다가는

또다시오월의한가운데에서

운동화끈을조여매는

찬란하고

싱그럽기그지없는오월

그대에게5월의편지를씁니다

매양이

좋은날이시길요.

3:495월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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