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에 쑥떡,쑥떡
시방고향산천천지사방에는

속잎이야들야들산나물이지천입니다

그예쁜속잎이피어나는저기저고향산천

저맑은수변가에서불어오는맑은바람을맞고자란쑥

그맑은기운을받아몸건강도기운이승할것입니다

옛날어른들께서말씀하시길

이즈음의막솟아나는속잎모두는

먹을수있는약초라고일러주셨습니다

그새순밭에가자고안해와쑥떡공론을했습지요

아침식사대용으로인절미쑥떡으로바꾸는자연밥상을

올봄에서부터간단식이면서도건강식으로바꿔보자고

몇날을쑥떡,쑥떡거리며모의를했습니다

그쑥떡모의를결행할밭이산아래묵정밭입니다

농약을치지않을것과청정한밭머리나산아래에서

쑥을채취하여만이진정한건강식입니다

연휴기간자주자주틈을내서안해와배낭을메고

굴암산을넘어운동겸사쑥밭에앉아

한배낭가득히캐다가

주방에앉아다듬어그자리에서삶아서쟁여놓기를

연휴내내지속적으로한결과

그무게가족히2~30키로는넘을듯합니다

티끌모아태산이된다더니만

안해는입이함지박만하게벙그러져

엄청좋아라합니다

해서

안해의기쁨조를자청하여

안해에게칭찬도받고내건강식도챙기는

도랑도치고가재도잡는다는속담처럼아주열심히

안해가동창들과1박2일청풍명월고장제천으로펜션을얻어

닐니리맘보를떠난연후에도나는저쑥밭머리에앉아

혼자쑥떡거리며쑥을캐다가날랐습니다

여행에서돌아와현관을들어서는

안해의두눈이화등잔만해져설라므네

손뼉까지치면서좋아라합니다

아마금광맥을찾아노다지를캐다가쟁여놔도저리좋아라고

손뼉치며팔짝뛰지는않을것입니다

안해는피곤함도잊고그즉시팔을걷어부치고

쑥을다듬어또쟁여놓습니다

이젠떡방앗간을찾아가는여행을떠납니다

많은쑥을쌀과빻아내리는특수골로라떡기계가있는

천안가는국도를따라가다가유관순누나가만세를외치셨던

병천읍내아우네장터에서최씨네방앗간을찾아들어갑니다

동네방앗간에서는

많은쑥과쌀을함께섞어서는

절대내리질못합니다

해서제대로쑥을많이넣은쑥떡을만들려면

천안시병천읍까지먼길을갑니다

병천은자그마하지만

아직옛스러움이남아있는작은소읍입니다

해마다쑥떡을하러멀리까지물어물어찾아왔던그방앗간입니다

쑥떡을만드는잠시간의여유시간에는

근처유관순누나의생가터와기념관을찾아가면

참좋습니다

또근처독립기념관을찾아가

넓고방대한우리민족사의정리자료와

웅대한규모의국가적자긍심을고취시켜주는

수난에민족사와고난의한시대를숙연한마음으로

두어시간여를돌아보는일도한갓지고좋습니다

방앗간으로돌아오니

막쪄낸우리쑥떡이나와설라므네온가족이쑥떡을포장하는

비닐에넣는작업을하며달달달

안해는즉시틈새에앉아함께포장작업을도우며

이런저런시골사는이야기를쑥떡,쑥떡나누며

좌중을즐겁고도흐믓하게하면서

떡집가족들의하루종일쌓인피로를

일거에풀어줍니다

다른떡집들은한가한데

이떡방앗간은불이납니다

아들둘을데리고몰려드는손님들떡을해대느라

정신없이빠쁘게돌아갑니다

가업을물려받아또그자식대에물려주려고

큰아들을데리고하는데큰아들표정은그닥열심이질않아보입니다

오히려오늘같은공휴일장날에만나와서도와주는둘째아들이

더믿음직하지만그들모두가이힘든떡방앗간을

대를물려이을런지는미지수입니다

빵문화에길들여지는젊은층의대세로보면

우리중장년층까지에서떡문화는사라질것이라고여겨집니다

쌀소비가점차줄어들고

방부제투성이로들여오는미국산밀가루로만들어지는

미국사람도방부제가득한

수출용밀가루는안먹고

하물며미물인벌레조차도먹지않는

아니?먹지못하는수입밀가루

해서한의원에서약을지으면

한의사가꼭뒷퉁수에대고한마디하거나

연필로써서메모지를남깁니다

한약을복용함에있어

절대밀가루음식을금해라

한약에방부제는절대음식궁합에서

상극으로작용하여약발이

발휘되질못한다고여겨집니다

사람사이에만궁합이있는것이아닙니다

경험상

음식궁합도약과의궁합에도

자신의체질과상호적합궁이들어야만

그효과를최대치로이끌어냅다고여겨집니다

언젠가인터넷동영상으로

먼거리에서몰래촬영한화면에서보여주는

미국의어느큰농장에서수확한밀가루에트럭째방부제를

들이쏟아붓는화면을보고는충격을받은연후에는

밀가루알레르기비슷한증세로밀가루음식을

어쩌다중국집에서먹으면소화가안돼

속이더부룩하고묵직하니위장에

부담이많이가는고로

건강상점차입에서

멀리합니다

정히먹고싶으면돈을더치루더라도

순수우리밀로만든빵이나

우리밀로만든수제짜장면을

시간을들여멀리까지찾아가먹습니다

어제떡방앗간에서줄을서서기다리시는양반모두

칠십대의할머니들일색이십니다

점차사라져갈떡방앗간이라니

참으로서구화음식문화로치닫는

작금의세태가걱정도되고야속하기짝이없습니다

우리같은

배고픈보릿고개를허덕허덕넘어온

육십갑자고갯마루를올라채는전후세대를끝으로

떡문화는우리미각에서영영사라질듯생각되어집니다

우리가끝손님으로떡포장작업을마치고

뒷트렁크에두세달은족히아침식사대용식으로의

일용할양식을쟁여싣습니다

이모두부처님의가피로얻어진福食이니

부처님께공양도올리고부처님오신날을봉축할겸

우리부부가다니는작은암자를찾아갑니다

연상홍이한창인작은암자의입구까지

백구가반갑게마중나와우리를알아보고

배를하늘로뒤집어누운채로네발로엄청반겨합니다

나라의안녕을위하여

우리가족의안녕을위하여

우리부부의건강함을기원하며

부처님전에경건한마음으로예를갖추고

오랜만에뵙는스님과마주앉아그간의이야들을나누면서

사찰음식의정갈함을대접받으며늦은점심을에웁니다

사는게녹록치않음에서

저윽히간단치가않은세태입니다

이렇게부처님께옵서황토마당을밟아

내게로다가오시는날

절아래오월의산하는눈이부시고

뽀얗게송화가루가골마다띠를형성하여날리고있습니다

옛날에할머니께서는송화가루가이렇게천지사방으로날리는날에는

장독대항아리뚜껑들을죄열어두라고어머니께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은그것도모르고

송화가루인지황사인지미세먼지인지헷깔리는

불확실성애매모호한시절을살아갑니다

무엇을믿으며무엇에확신을가져야만하는지

가치관이뿌리근간부터흔들리고

온세상이송화인지미세먼지인지황사인지를가늠치못할

그래서이타심하나없이각박스러움의

이기심만온천지간을흐릿하게시야를가리고말아

세월호의어린생명들을차가운바다에수장시키고야말았습니다

이풍진세상에서

홀연히청정하게살아간다는것

어떻게살아야진정으로잘사는일인지

부처님발아래기도를올리면서

생각하고또생각하며

가슴먹먹히

깊이성찰하며아파했습니다

저렇게찬란히자연은아름답고맑거늘

우리네인간사는왜이리도

흐리고탁해지는것인지

모를일입니다

부처님오신날

목탁소리법어에법고소리를

가슴안뜰깊은곳으로쟁이고또쟁입니다

잘못을하면서연습삼아살아낼

두생애가우리에게는주어지질않는고로

한생애를반듯하고도정말잘살아내야쓰것습니다

올해부처님오신날의감회가

여느해보다도다른

세월호에묻힌아들딸들로인하여

숙연하고경건한마음

가득합니다

사찰을돌아나오는길가에

머우대가실합니다

어디그냥이야지나치것습니까

좀아래쪽으로

야생미나리가맑은도랑한가득실하게올라왔습니다

그곁밭둑으로는

남자들전립선에효험이좋다는동전초를

가득하니키워놓고우리를맞이하신

부처님의석가탄실일선물을

비닐봉다리한아름가득하고도넘쳐나

커다란박스한가득히넘치도록

스님께서안겨주십니다

미나리싱싱한녹즙으로

새벽빈속으로한잔그득히마시면

아마도내몸이신선이되지않을까

야생미나리깡에서낫을벼려한가득베어다가싣습니다

동전초에서박하향이어찌나향긋하게나는지

집으로돌아오는차안가득

봄향기가득했습니다

아..올해처음맞는

모내기를마친논배미를만났습니다

생전의아부지를

만나뵌것만큼이나

아련하고도반가운풍경앞에

차를세우고내려서한참을논둑에앉았습니다

이렇게고요한

수면의파르라니번져가는마음의여운을

그어느곳에서느껴본단말입니까

자연의이넉넉한품안에들어

이러저러솟아나는마음안욕심들을줄이고또줄여가며

간단하고소박한욕심없는마음이되어

살아가는고향에서의

소소한시골살이

그유유자적함으로살아가라고

뻐꾸기가구성지게울어예는논배미에퍼질러앉아

박목월의시를읊조려봅니다

산이날에워싸고

씨나뿌리고살아라한다

밭이나갈고살아라한다

어느산자락에집을모아

아들낳고딸을낳고

흙담안팎에호박심고

들찔레처럼살아라한다

쑥대밭처럼살아라한다

산은날에워싸고

그믐달처럼사위어지는목숨

구름처럼살아라한다

바람처럼살아라한다

마치엄마심부름을한연후에상고머리를쓰담쓰담받던

유년의어느날의부엌문아래봉당에서

가마솥에서득득,갓긁어낸꼬소한

콩누릉지를동글동글뭉쳐서

칭찬함께내밀어주시면

마당토담아래에서서

야금야금베어먹으며

올려다보던초가지붕저녁기러기날아가는

용마름윗쪽어스름중천으로뜨던

초저녁별

그저녁과같이

떡볶이에옛날식청국장찌개로저녁을마치고

차한잔에베란다소청마루로나앉으니

서녘멀리새하얀눈썹달과

맑은별떨기

집집마다저녁연기가

초가마을동구밖까지낮게깔리던

멀고먼

그곳

고향,고향

내고향

뜨거운쑥인절미를하나씩

김치냉동고에채곡채곡쟁여넣고보니

천석지기가부럽잖습니다

안해는어느결에청풍명월제천에서

나를위해사왔다는소백산동동주를육각소반상에

미나리취나물에생선돈가스특별안주를

우렁각시마냥뚝딱,맹글어내오니

이아니마다하리오?

푸나물안주삼아

동동주한잔

대장부살림살이이만하면되얏지!

안해와마주앉아

막걸리동동주를따르거니자시거니

쑥떡,쑥떡

벌컥,벌컥!

얼콰한기분으로뒷짐지고

초여드레눈썹달을올려다보면서

느릿느릿흰고무신의알싸한감촉을느껴가면서

뜰앞에나서서성입니다

요즈음초저녁판에

멀리논배미에서아련하게들려오는개구리소리가

세상얼마나듣기좋은지모릅니다

3:06신영옥(YoungokShin)-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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