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촌서당

아이들을인솔하여

예절교육을다녀오다

가파른고개를

몇구비넘어도착한선촌서당

지리산청학동에서

이곳생거진천땅에터전을잡아서당을열다

연못의한가로운정원을내려다보면서

고요로움에들다

바람불어

가끔씩흔들리는풍경소리

연못으로는

홍련이어여쁘다

수련의아름다움에연못가를떠나지못하고

뒷짐지고서성거리다

인성교육이메마른어린가슴들을

촉촉히감싸주는옛날식서당

이리저리둘러보다가

방에앉아도보다가

멋스러운병풍이쳐져있는방에들어

마음의침잠에들다

건너편산에서

뻐꾸기소리들려오는한낮

앞산에서울다가벌판을날아가

먼산에서다시가느다랗게들려오는뻐꾸기소리

그구성진소리에귀를모으는

유월의한낮

연못가정자에올라

무연히깊어지는생각

옛날선비같이

반듯히살아가려고노력하는것

들판을건너오는신선한바람을맞으며

눈을멀리산마루에그윽히얹다

다시고요로운연못가에앉아

선비정신을생각하다

언제나항상책을가까이에두고

끊임없는서책에드는것

안해는옆에서붓글씨에여념이없는

부부지정노년기의어느날

안해는여덟폭병풍마다에

붓글씨로부모은중경을써넣을것이려니

부모돌아가시고매양회한에젖어

눈가에어리는새벽이슬

생각사록

불초한마음애닲다

바깥뜰로나와이리저리거닐면서

유월의아름다운산하를저윽히바라보다

이시대마지막일사람의道理를붙잡고

그를행하려는훈장

우리고유의민족혼을지켜내려

남과다른삶을살아가면서

어지럽도록하수상한시류에에서

홀로옳곧은딸깍발이를지켜내려는선비정신

‘청학동훈장’으로유명한김봉곤훈장이
충북진천군문백면평산리에전통교육시설을운영하고있다

맑은정신과꼿꼿한마음으로

향기로운언행을새겨보는이좋은날

선촌서당건너산으로학들이너울너울

날아들어둥지를튼다

뻐꾸기소리울적마다

메꽃한송이씩피어나는들판으로

학이너울너울날아가는

청학동선촌서당

돌아오는길가양으로

논배미둔덕뽕나무마다에오디가익어가고

모내기들판짙푸르러가는선촌서당에서돌아와

개구리소리들으러저녁바람맞으며내려가는저녁

흰고무신닦아신고뒷짐을지고

걸어내려가는머리위로

구름을벗어났다가

다시구름속으로들어갔다가

초여드레

상현달이

아득히

먼하늘

구름을지나간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김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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