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관수도의 休
BY glassy777 ON 6. 7, 2014
이웃에
젊은신혼부부가이사를왔다
연신새가전이들어오고
젊은부부를엘리베이터에서두어번마주치며
아들또래의밝은표정으로인사를나눴다
한가로움으로서책을하는데
딩동!~하면서이사떡을들고
인사를정식으로한다
이사떡을받아본것이
언제였던지
이웃간의정이
점차옅어지면서
인정의나눔이없어지는
시류가안타까워지는것이었으니
오늘의이사떡을더욱맛나게먹었다
그림속선비는
오늘한가로움을얻었다
바위도
거리끼지않고
엎드려서팔짱을끼고
그위에자연스레턱을괴었다
선비는매우느긋하고편안해보인다
나또한오늘한가로움으로느긋히서책을하며보냈다
`그림속선비는볼에와닿는바람결이흐믓했는가
아니면마음속을스쳐가는상념속에서
혼자만의뿌둣함을느꼈을까
보일듯말듯
엷은미소
선비의얼굴은
이제세상살이를꽤이해할만한
지긋함이서려있다
눈과눈썹은짙은먹선으로대충쳐져그렸으되
만사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넉넉한빛을띠었다
사람좋아보이는납작한코와인자해보이는입가와수염
넓은소맷자락에는인간사를초탈한듯한여유로움이번져있다
선비를둘러싼주위배경은간촐하다
뒤편은절벽이고그위에뿌리박고자란나무
그를휘감은덩쿨몇가닥과큰이파리몇잎이보일뿐
앞편으로는잔잔한물의흐름이해살거리고
물가에자라난갈대같은거친물풀
그리고는
물위로솟아난
작은바윗돌셋이전부다
선비가기댄듬직한바위는툭툭끊어지는
호쾌하고도대범한먹선으로윤곽선을둘렀으며
아래쪽으로는시커멓게거친바림을풀어냈다
그선의성질은
선비옷의윤곽선과아주닮아있다
굵었다가늘었다변화가많고
꺾여나가는가싶다가는끊어진다
선비의
오른편의바위모양은
다리모양과거의같아보여
화가는마치선비가바위이고
바위가곧선비라고말하는것같다
그아래편편한작은바위가
하나더있다
그곳에마주앉고싶다
고사관수도는고요한그림이다
고결한선비가
물을바라보는그림이라는뜻의
高士觀水圖
저선비를통하여확장되어지는
무한한정신세계
老子는도덕경에서
최고의선은물과같다고하였다
물은
만물을고루이롭게하여
서로다투지않는다고하였다
그리고
뭇사람이싫어하는
낮은곳에기꺼이처하니
거의도에가깝다고하였다
천하에
물보다더
연약한것은없지만
강하고굳센것을이기는데는
물보다나은것이없다고하였다
사람이한세상태어나
명예와이득에골몰해서분주히힘쓰다치쳤어도
늙어죽도록그치지않는것은과연무엇을위함인고?
비록벼슬을떠나속세의때를벗어버리고
아주자연속에서지낼수는없다고하더라도
공무를마친겨를에나마
맑은바람밝은달아래그윽한연꽃향속에
옷깃을여며시를읊고거닐을것이니
몸은비록
명리의굴레매었다손치더라도
정신만은족히
물질의바깥에노닐어마음의회포를
펼일이로다
이그림을그린
강희안이물위에연꽃을설명한글이다
고요하고도
느긋히보낸하루
옛그림읽기의즐거움에
한잔술로회포를풀어내는저녁
안해의
권주가소리높다
-꽃타령-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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