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꽃

시방고향에들녘은

온통푸르러신록의한가운데

풍경마다아름다움일색으로변해갑니다

밭가에나무의자를내다놓고

논밭을바라보는농심도이즈음에는

햇감자캐는일뿐바쁠것한개도없는고향입니다

잎사귀마다에

아침이슬을모았다가는

그를이슬을모아모아꽃으로머금고

샛노란호박꽃도피었습니다

누가호박꽃을못난이꽃이라고불렀는지

그사람눈이삐었지싶습니다

암요

충청도고추는

싱검닝닝맵지않아서

마치채소를씹는느낌이지만서도

저같이매운것을못먹는사람에게는

그야말로입안이상그럽도록맛난먹거리입니다

가지꽃은고개를들지않는

원삼쪽도리새악시같습니다

고개를항상아래로향하여

자주빛수줍음을머금고

어여쁘게피어납니다

깨꽃은또얼마나예쁜지모릅니다

벌나비가제일많이찾는농사꽃이면서

어린유년시절에는벌과다투어꽃을따서

입으로쪽쪽,빨아먹었습니다

그러면입안으로들어오던달콤달짝지근한

꽃밑둥의꿀맛을시방도미각으로

여태껏입안에남아있습니다

요즘은

철없이피는꽃이많습니다

참철도없이코스모스가피었습니다

그래도예쁜것은어쩔수가없습니다

예뻐서걍용서하기로했습니다

암요

내마음을알아챘는지

더욱요염토록예쁜자태로하늘하늘

내게방긋방긋미소를보냅니다

오늘아침은농사꽃들의아름다운자태로

마음이밝아지면서행복해집니다

나는세상에서

저논빛이제일아름다운색깔이라고생각합니다

한낮에논둑에서두팔을한껏벌려바람을안으면

얼마나상쾌통쾌한바람이가슴으로안겨드는지

사람하는애인을안아도그런느낌은

오지않을것입니다

암요

택도없습니다

마을입구느티나무가있는풍경

얼마나아름다운풍경입니까?

저런풍경을매일같이곁에두고

절기따라변해가는모습을보면서살아간다는것은

내스스로가생각해도福받은일입니다

하늘높이날아가는학의날개깃에

고향아닌타관에서바쁘게지내실그대에게

안부를실어보내노니

잘받으시길요

오늘도

청포도고향이라는

옛노래를부르며부르며

푸르러가는고향의아침길을갑니다

고향뒷산에서

아침뻐꾸기구성진소리가아련히들려옵니다

그대에게도들리시는지요?

9:26청포도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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