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나들이
BY glassy777 ON 6. 22, 2014
더위가더해가면서
밭작물들이붉게익어가는유월의한가운데
점차푸르러만가는산하대지
능소화담장을넘어가는
유월
처가나들이길에잠실롯데월드에들러
내여름보양식으로제일좋아하는
메밀소바를먹는樂
흰고무신을신고
최현대식백화점을가로질러
촌사람이양반걸음으로뒷짐을지고선에
생경스러운시선들을받으며느릿느릿매장을가로질러걷다
처가에서한잠자고일어
기지개를켜는새벽
수탉이홰치는소리와함께
이른잠에서깨어일어
밖을나서보니
마음맑음
안해와처남댁께서는벌써부터
이슬을채며밭고랑에앉아
풀을매는아침
모든것들이아침에서깨어나
싱그러운빛이다
아침식탁에올릴상추한바구니를담아놓고
아침밭을일구는풍경
친정에만오면일꾼을자청하여
텃밭으로나앉는안해의
생동감넘치는
氣
가지꽃낙화한자리에
푸릇싱싱하게달린가지를따서
바짓단에쓱싹,한입베어무는맛
또다시밭고랑을넘어가
오이한개따서다시바짓단에문질러
와드득!~씹는맛
그리고는
아침이슬머금고싱싱하게올라온
채소밭에앉아이슬방울을
하나둘헤아리다
오가피나무를넣어삶아내는물로
식용수로상용하는건강水
그를준비하시는처남
가마솥을걸어놓고
장작을뽀개는일에도끼자루를넘겨받아
마당쇠를자청하다
도끼질이곧잘먹히는아침녘
상쾌팔팔한기운
도끼날에
장작뽀개지는소리
뒷산으로쩡쩍!울려퍼지고
아침이슬은또르르~굴러
뭇새소리와함께
아침을연다
밭에서솎아온채소로겉절이를담글준비로
내가내려치는도끼소리에맞춰
부창부수로바지런을떠는
안해의경쾌한몸태
아침이다됐다고
어여들어와조반을들라는소리
엄청반갑고야
손맛이시골스러운상차림에
처가에만오면수북히고봉밥주발에
항상과식을한다
울담밑에어여쁜박꽃으로
아침일찍찾아온
부지런한
꿀벌
하릴없이아침나절의
한가로움을
즐기다
강낭콩을좋아하는나를위해
밭고랑에서넝쿨째뽑아와
아침햇살퍼지는
처가마당에서안해와
오손도손강낭콩갈무리
따순쌀밥에
강낭콩같이살리라
늙은노각같이
느릿하게살아가리라
유정란담듯
조신건강하게살펴위해가며
안해함께오손도손살아가리라
1:30:34BuddhistMeditation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