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친구
BY glassy777 ON 7. 14, 2014
고향의여름날
앵두나무우물가에서앵두를따먹고
그늘에서흰구름을올려다봅니다
미나리와머웃대를따서
안해가운영하는가게로친구들이찾아온다기
반찬하나에도더욱정성을들이려고
특별히신경을씁니다
나는낫을벼려서야생미나리를한껏베어내면
안해는감나무그늘에앉아다듬습니다
햇볕에만나가면살갗이따끔거립니다
농사를짓는내고향친구들은
이런땡볕에왼종일나앉아
얼마나힘들까요
제법실하게다듬어
밑반찬거리를쟁여봅니다
감나무아래낫을던져놓고
시원한산바람을맞으며
이런저런소소한이야기를
두런두런나눕니다
눈이부시도록그늘과햇볕아래가
극명토록더위와시원함의차이가납니다
흘러가는흰구름을무연히올려다봅니다
매미소리와새소리가가득합니다
아직도짝을찾지못한
뻐꾸기소리도
아득합니다
안해의정성으로
오랜만에찾아오는고향에친구들을
반가움으로맞아들입니다
동동주에안주를삼을수육도
정성을들여장만합니다
평소에는안해가게에잘나가질않지만
고향에친구들을기다리며
설레임이입니다
친구들과진탕술한잔으로목소리높습니다
농사이야기가반이넘습니다
안골사는용호는술이약합니다
벌써곯아떨어집니다
술에취기가올라눈을감고이야기를듣다가
눈을퍼뜩뜨고는이야기참견을하다간
도로졸고앉았습니다
하지만한껏정들은
내얼굴같이늙어가는고향에친구들인지라
저런모습들이
더욱정겨워지기까지합니다
친구들을바향하고
저물녘의고향산천을저윽히바라봅니다
함께늙어가는
고향에친구들의주름져고랑진얼굴들이
저무는고향땅산잔등이마다에겹쳐집니다
건강들하시게
내가은근한깊음으로사랑하는
고향에내친구들!
- 2:47우정/나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