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친구

고향의여름날

앵두나무우물가에서앵두를따먹고

그늘에서흰구름을올려다봅니다

미나리와머웃대를따서

안해가운영하는가게로친구들이찾아온다기

반찬하나에도더욱정성을들이려고

특별히신경을씁니다

나는낫을벼려서야생미나리를한껏베어내면

안해는감나무그늘에앉아다듬습니다

햇볕에만나가면살갗이따끔거립니다

농사를짓는내고향친구들은

이런땡볕에왼종일나앉아

얼마나힘들까요

제법실하게다듬어

밑반찬거리를쟁여봅니다

감나무아래낫을던져놓고

시원한산바람을맞으며

이런저런소소한이야기를

두런두런나눕니다

눈이부시도록그늘과햇볕아래가

극명토록더위와시원함의차이가납니다

흘러가는흰구름을무연히올려다봅니다

매미소리와새소리가가득합니다

아직도짝을찾지못한

뻐꾸기소리도

아득합니다

안해의정성으로

오랜만에찾아오는고향에친구들을

반가움으로맞아들입니다

동동주에안주를삼을수육도

정성을들여장만합니다

평소에는안해가게에잘나가질않지만

고향에친구들을기다리며

설레임이입니다

친구들과진탕술한잔으로목소리높습니다

농사이야기가반이넘습니다

안골사는용호는술이약합니다

벌써곯아떨어집니다

술에취기가올라눈을감고이야기를듣다가

눈을퍼뜩뜨고는이야기참견을하다간

도로졸고앉았습니다

하지만한껏정들은

내얼굴같이늙어가는고향에친구들인지라

저런모습들이

더욱정겨워지기까지합니다

친구들을바향하고

저물녘의고향산천을저윽히바라봅니다

함께늙어가는

고향에친구들의주름져고랑진얼굴들이

저무는고향땅산잔등이마다에겹쳐집니다

건강들하시게

내가은근한깊음으로사랑하는

고향에내친구들!

  1. 2:47우정/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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