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 1부 –
BY glassy777 ON 7. 24, 2014
국어사전에는
재해를당한뒤에생기는
비정상적인심리적반응이라고적혀있다
군대쫄병시절에
해안가매복조에편성되어
매복을나갔다
훈련소에서막부대배치를받아채내무반관물대조차
배정을받지않은상황에서개인군장도지급되지않은채로
안면도끄트머리영목항이가까운어느해안가로
군용트럭에실려서동기생세명과함께
뭐가뭔지도모르게어떨떨한
매복작전에투입이됐다
깜깜한그믐밤이었다
바닷가모래사구언덕뒷편에매복비트를파고
그안에들어가철모쓴고개만내밀고
함께매복한상병고참은
초저녁에서부터
줄창판초우의를뒤집어쓰고내리잠을잤고
나는해안가를뚫어져라초긴장상태로
크레모아를해안가로향하게깔아설치해놓고
격발기와소총방아쇠를양손아귀에걸고
손에땀이나도록초긴장상태로
전방주시만밤새하며경계근무를했다
달도없는칠흑같은밤바다파도가
무시무시한슬기를한다는것을그때처음알았다
마치흰발광물체가해안가로길게눕듯
모래사장과만나는해안을따라
나타났다가없어지곤했다
민간인신분으로그런밤바다를바라봤다면
낭만이고별천지였을그풍경이
으스스한공포였다
바로얼마전
광천으로무장공비들이침투하여
내륙깊숙히후방까지교란을시켜놓고
경계진지모두가뚫린상태로
다시해안선으로보란듯유유히북쪽을넘어간직후의
비상사태같은흉흉한분위기였다
마치금방북한무장공비가해안가로침투하여
내매복진지코앞까지다가오는듯한
작대기한개햇병아리같은이등병으로써
공포의엄습은잠을통이루지못하게하였다
고참병상병은밤새코를곯아가며
새벽이슬이내릴즈음까지도잘도잤다
문제는소대장이한밤중에
매복진지순찰을왔다가상병이교대근무도없이
독판잠을잔것을눈치를채고간것이사단이었다
새벽에일어나자마자
나는매복진지에서철수를하고
중대본부천막막사에서조식을기다리며
배식식기를옆구리에끼고
날밤을새운머릿속이어질어찔
마치깡소주한잔마신사람마냥
몽롱한지경에빠진나를
그노무상병고참이
으슥한골짜구니로나를끌어다가
45도경사가넘는비탈지고후미진곳에서
철모를벗어대뜸내가슴팍을밀치듯강하게후려갈겼다
당연급경사지에서뒤로벌러덩쓰러지듯몇미터를
굴러서뒹굴다가일어서서다시상병가까이에
비틀비틀다가서서무조건적인
"시정하겠습니다"를외쳤다
그러면또
"말로만?"하며또철모로
내가슴팍을사정없이밀치듯린치를가했다
"시정하겠습니다."
"어떻게시정할건데?"
또철모로맞고뒹굴듯벼랑같은비탈진급경사지로
주루룩뒤로밀리며고꾸라지길몇차례
제놈철모가굴러떨어져내려가자
이번에는내따귀를인정사정없이후려갈겼다
어찌나손이맵고야무진지정신이하나도없이얼얼했다
왼편에불이번쩍했는가싶은순간또아래로굴러갔다
다시매를맞기좋은사정거리로접근하여
부동자세를갖추면또이번엔
오른쪽따귀를때렸다
그리곤군화발로사정없이내리깠다
예수님께서는왼뺨을맞으면
오른쪽뺨을내밀라고성경에적혀있는것을읽었지만
이건그침이없이
조식도굶어가며못먹고
지옥불같은폭력앞에이등병군기하나로
그렇게속수무책으로당하고있을수밖에없었다
불따구니양쪽이남의살같이감촉이없었다
귓딱지까지마구때려귓속도웅웅거렸다
얼굴이마치말상(馬)으로
길다랗게하관이빠른얼굴살하나없이
광대뼈가불거진인상으로고약스러운놈이었다
뱀눈같이작고쭉찌져지듯한양눈은치켜올라가
첫눈에도매섭고무지막지한놈으로보였다
눈은교활함이가득배인번뜩임으로
힛딱힛딱거리는광기가
잔뜩서린놈
처음에는술을먹고그러는줄로알았는데
그게아닌맨정신이었다
부대내에서도소문이난악랄함의극치를이루는
그런놈과군대첫매복작전의한진지구덩이에서
2인1조의매복조가되었던것이었다
사회에서는한번도누구와싸우거나
폭력에노출된경험이전혀없었는지라
나는군대라는특수집단임을감안해
각오는어느정도단단히했지만
큰충격에빠졌다
매복진지에서잠을자기전에
근무중에소대장순찰이있을것이라는것도
소대장이오면깨우라는지시사항도
전혀한마디일언반구도없이
그런사단을만들어
나를초주검상태의패닉상태에이르도록
무시무시한폭력을가했다
나중에안사실이지만
동기생셋중나를찍어한조를만들었던것이다
중학교만졸업한것에대한
일종의학력컴플렉스덩어리였다
그것을군대라는계급장을빌려서사회에서는풀지못할
자신의한을내이력하나만가지고
처음본쫄병인내게맘껏풀었던
고의적사건이었다
나중에내가대대본부정보작전과행정병으로올라가
그놈에게제대특명직전의빡센유격훈련을
통상은대접하여빼주는불문율의관례를깨고
제대말년에*뺑이를치게만들고
제대날짜까지뒤로밀리게
행정조치를했다
그이후로그놈에게
따귀를맞을때머릿속까지흔들리는듯한
둔탁한충격의메스꺼움을동반한트라우마가
오래도록나를따라다녔다
그막가파같은
상병놈의폭력과폭언은
나이오십을넘어서기까지도지워지질않고
오히려더욱생생하고선명하게
순간순간내마음안에독사같이똬리를틀고
나가질않고마구휘집고엉클어놓았다
자존심을넘어
자존감까지무자비하게짓이겨놓고
군홧발로함부로마구밟아버려
다친내영혼
싸닥빡지를
연이어따귀를맞고또맞던그상황과
내얼굴이풍선같이부풀어부어오른거울속내모습과
입안이다터져식사조차못하고앓던모포속에서의
분함이동반된억울함의눈물
요새말로
묻지마살인자와흡사한놈이였다
그놈의광기어린매서운눈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