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 2부 –
지옥같은

한시절이지나

어느덧제법세월이흘러갔다

그리고얼마후

예비중대에서전투중대로바뀌면서

우리중대가매복을나가지형숙지를미리해둔

태안반도의아래쪽인안면도방향의길다랗게뻗은

리아스식해안으로다른중대와교체투입이완료되고

중대본부는안면도와육지를잇는다리근처

신막사가중대본부가됐다

나는거기서혼자

다리를건너는시외버스를타고

삼봉해수욕장이있는분초막사로재배치를받아

분초장의지시로경계근무에투입되는전투병이아닌

상급부대와교신을주고받는상황병으로

내무반끝작은공간에서

참군인이되어갔다

자대배치를받자마자

첫신고식은험악하게시작되었지만

한적한바닷가상황병으로최종배치를받고부터는

말그대로만고강산이었다

마을아이들과외공부를시켜가며

그아이들과바닷가로나가굴렁쇠도굴려가며

동요도함께부르고전망대초소에올라턱을괴고

먼바다수평선만바라보는나날들에서

험악하게린치를당했던마음의상처도

많이잦아들어아물어가고있었다

그렇게아름다운한철이지나고

중대본부에서급히들어오라는전달사항이떨어졌다

군기가잔뜩들어중대본부에도착

행정반을들어서면서큰소리로신고를하니

나무판자에페인트를칠하여조악스럽게만든

엉성한책상들의배열이양옆으로있고

그책상에행정병몇이앉고걸터앉고하면서바둑을두다가

다들하던일들을멈추고동작정지가되어

내얼굴을일제히바라봤다

잠시의정적

병장계급장을단고참둘이

나를맞이했다

한사람은서무계

한사람은교육계라고했다

서무계는무언가깔탈스러운인상인반면교육계는

선하디선한눈매에코끝에가서걸친안경테를연신끌어올려가며

나에대한관심을표시했다.

부사수를둬야하는말년병장인데

여즉껏후임을세우지못하였던차에나를호출한것이었다

서무계의위압적인말투보다교육계의부드러운눈빛에마음이기울었다

무슨장날소를팔러나온농부가흥정을하듯

서로가밀고당기길몇차례

교육계부사수가되었다

그리고는내무반으로나를다시데려가

모두가내무반정리로부산스러운중에

모든부대원들에게주목을외치며

큰소리로

앞으로누구든얘를건드리지말라!

오늘부터내부사수가되었으니

다들그리알아라!

모두가힘차게옛!!~하며복창을하였다

내무반구석진곳에

그독사같은놈얼굴도보였다

중대장은저녁늦게들어왔다

교육계가나를옆에세우고후임입니다..라고신고를하니

아래위를쓱,흝어보고는가죽장갑으로내어깨를

살짝거드리듯치면서잘해봐..하며

검정색나이방을거울앞에서멋지게갖춰쓰고는

행정실공터에세워둔군용오토바이에올라탔다

중대장은짚차와오토바이두대의

교통수단을갖고있었다

그날부터일석점호며일조점호에서열외가되었다

왼종일업무인수인계를받아

자잘한서류들의필사를

끝도없이시켰다

어느덧계급장에작대기하나가보태지고

일등병이됐고그악마는막병장계급장을새로달았다

나와되도록이면마주치지않으려는기색이역력했다

하지만나는그와마주칠것이전혀없이

간혹행정반으로들어오면

건성으로인사를

부쳤을뿐

인간같지도않은

악마기질에대한무언의무시로

거들떠보지도않았다

그리고또세월이흘러

중대장이대대에서최고참서열인대위인고로

대대작전관으로인사발령이나면서예기치않게

나를데리고가려고파견형식을빌려모든소지품을챙겨

짚차뒤에올라급히대대본부로올라가정작과에서

작전병에배속되었다

작전병의역할의첫째는

무슨작전명령만하달되어지면

눈코뜰새가없이밤을새워가며

차트글씨를써대야했다

그곳에서처음

사단장별판을봤고

상급부대의연대장과

보안사의민간인복장으로

머리를기르고계급이뭔지도모르는

이상야릇한군인들과도자주접촉하였다

그러던일요일어느날

내가속해있는신임8중대중대장이

짚차를대대본부앞에대더니다짜고짜나를태우고는

너임마,왜여기서근무해당장우리집으로가야지

네가여기본부중대소속이야?

어서따불빽챙겨타!!

안면도중대본부로막출발하려는찰라

작전관이연락을받았는지나타나

제지를하니서열이낮은

중대장은포기를하고

돌아간며칠후

8중대가예비중대로

대대로병력교체가되어들어왔다

그곳에서

그악마를다시만났다

그예의휘딱휘딱거리는

독사같이위로쭉찢어져올라간뱁새눈을

바삐움직여가며중대분위기를주도해나가는눈치였다

자기보다고참에게는한없이아양스러움으로

밑쫄병들에게는그예의악마로

강한사람에게는한없이밑으로

약한사람에게는군림하여악독함을떠는

그런야비한기회주위자내지는

야누스같은놈이었다

어느날

동기들이나를찾아왔다

그놈에게이천원대의알량한봉급중

이천을매달빼앗기고몇백원만

달랑달랑한다는하소를들었다

부대내PX에서

그렇게먹고싶은보름달빵한조각을

돈이없어사먹지를못한다고

엄청억울해했다

나는결심했다

그놈과마주쳐불의에대한바로잡음과동시에

내동기들의금전적갈취를

중단시키기로

휴일이면

연병장에는축구시합이연일벌어졌다

대대본부작전과가있는막사는지대가높아

전부대연병장이한눈에들어왔다

나는씽안경을창가에비치해놓고

운동장에나오는그놈을예의주시하며

그놈이보이면역내화바람으로

운동장으로뛰어내려가

일부러그놈앞을지나치며

경례를무시했다

처음에는

어이상실표정으로움찔하였다

그러다가두번세번반복되어지는

내의도된행동거지에어쩌질못하고

대대행정반파워에밀려휘딱거림이역력했다

어느일요일저녁

동기를통해부대내뒷쪽

시멘트등속의허드레를쟁여놓고

방위병들이내무반형식으로쓰는

컨센트막사로나를오라고전해왔다

내가각오했던일이벌어질판이었다

그놈과단둘이서맞짱을틀순간이닥쳐온것이었다

-3부에서계속-

2:39The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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