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
BY glassy777 ON 8. 11, 2014
친구자녀들이장성하여
成家를이루는
예식이잦다
시절이하수상하여
예식을치루는좋은날이
그닥좋은날이되지못하는
그런일들이다반사처럼되어가니
속내를아는마음자리가그리좋지가않다
십년전에이미
서로가남남이된지금사
자녀들혼사에서오랜만에부부자리에
각자어색하니서서치루는
자녀들결혼식
친구의표정이나
십년간떨어져살아온딸이나
만감이이리저리겹쳐지는마음자리는
다한가지일터
새신랑같다는
내너스레에도묵묵히굳은표정인
저애비된심중은얼마나복잡다난할까나
그래도
잘자라준딸아이손을잡고
식장으로들어가는친구의
뒤에서박수를보내느니
아리따운신부
행복하라고
새삶을시작한친구
행복하라고
주례없이
양가친부모의덕담으로
경거망동의예식장세태에서
조금은경건해져가는것에대하여
한가닥위안으로삼느니
그래잘살아라
부디잘살아야만한다
애비가
할말은이것뿐이다
가뭄으로말라터진논바닥같은
가슴이라면너는알겠니
비바람몰아치는텅빈벌판에홀로선
솔나무같은마음이구나
그래그래그래
너무예쁘다
새하얀드레스에내딸모습이
잘살아야한다
행복해야한다
애비소원은그것뿐이다
아장아장걸음마가엊그제같은데
어느새자라내곁을떠난다니
강처럼흘러버린그세월들이
이애비가슴속엔남아있구나
그래그래그래
울지마라고운드레스에얼룩이질라
참아야한다
참아야한다
애비부탁은그것뿐이다
3:22HMC애비최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