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를 다녀오며

실로오랜만에

외삼촌을뵈오러외가로가는길에

길을잘못들어농로소롯길의좁다란길을갑니다

아..이쯤이면외가동네가보일법도한데

논배미소롯길에서기웃거립니다

이쯤일까?

저기쯤일까나

잠시길을쉬며

먼산을바라보며가늠을해봅니다

외숙모께서낙상을하셔서병원에서수술을하시고

입원해계시는통에그만외삼촌홀로

식사를해결하신다는것을

어제서야알고서

안해가백숙삼계탕을만들어

찾아가는길입니다

외숙모가낙상으로쓰러지시고뼈가부서져

수술후오랫동안중환자실에계시니

정작모든외사촌동생들은

외숙모에게만모두가

신경을씁니다

홀로남아계신외삼촌께서도어느덧팔순이신데

시골집에서어찌끓여드시는지

이러다가는외삼촌먼저

돌아가시게생겼습니다

약용나무와구아바라는것을넣고

상황버섯까지정성들여함께찹쌀등속으로

영양식중심으로만들어

입력밥솥을그대로차에싣고는한시간여를

농로길을달려당도하니

외삼촌께서는읍내에가셔서당신스스로

기운이달려견디질못하시고는

영양주사를맞고돌아오시는

길이셨습니다

큰절을올리고는

늦은점심상을차려드리고

대문께로나서는며그만울컥,눈물이앞을가려

다시외삼촌을안아드리면서속울음을삼켰습니다

어머니생전

당신누이이신어머니를

마음을다해섬겨드리셨던

다정다감하신외삼촌

제가외탁을하여

외삼촌과외모가많이닮았다고들합니다

어디외모뿐이겠습니까?

성정또한그런것을요

어린날자주

그먼길을자전거를타고오셔서

하룻밤을묵으시면서

어머니손을부여잡으시며

이윽히건너다보시던외삼촌의따스한눈매를

나는아직도확연히기억합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기며칠전

요양병원을찾아오셔서

눈물지으시며마지막을나누시며

애처러워하시던늙으신남매지정의흐느낌

대문을나서는나를불러세우시고는

애써지으신농산물을창고에서

주섬주섬챙겨담으시며

내손을부여잡으시고는

고맙구나,고마워

바향을나오신다고

동구밖에까지따라나오십니다

외삼촌같이늙어진고목느티나무아래에서

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었습니다

이제내년부터는알량한손바닥농사에서손을떼야만하것어

그려유..인쟈모두놓으셔유

저윗밭을내놨는데도당최팔리질않어

그려유..팔면그저외삼촌를위해서보약도지어드시고맛난거사드셔유

근일내에다시또찾아뵐것이구먼유

그려잘가

애호박과마늘

그리고외삼촌처럼늙어진노각을

손에쥐어주시고

룸밀러로보니보이지않을때까지

손을흔들어주십니다

어린날

마라톤으로뛰어서넘어왔던

그해여름방학

어린조카가왔다고

어렵사리구한소내장을구해와

저녁상을차려주신외삼촌

난생처음보는이상한음식에

털같은것이숭숭보이는소내장에그만

질겁을하고는도망치듯외갓집을빠져나와

어둑한논둑길을내닫던

저길에다시서서

홀로남으신외삼촌댁을

가다가뒤돌아보고

또돌아보며

옅은한숨을

쉽니다

무삼히세월이갑니다

  1. (1962年)-용두산엘레지
  • 7:58유지나용두산엘레지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