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고향길
BY glassy777 ON 8. 30, 2014
자전거로고향을넘어갑니다
고향에는시방김장배추모종을냅니다
정겨운고갯길을넘어갑니다
벌초를마친선영과수확이끝난옥수수밭머리를지납니다
저수지아래농수로에시원한물이흐릅니다
잠시쉬면서손을씻다가세수를푸드득,하고일어나
고향산천을한번돌아다봅니다
어느덧벼가누르렇게익어갑니다
올해는유독대추알이굵고
대추나무가지가휘어지도록풍작입니다
한개를따서와드득,씹어봅니다
유년의고향내음이풋풋하게입안을맴돕니다
담장으로해바라기가
길게목을빼고한길을내다보는고향
다시뱀이나오는언덕길을가야합니다
뱀이쫓아올까봐잽싸게
폐달을밟아고갯마루를통과하니
내리막에서잠시쉬는데수제비구름이동동떠갑니다
그산너머에서는
숯을굽는지연기가피어오릅니다
계속내리막길이라서
나훈아옛노래를소리높여서부르며부르며갑니다
벌초로산소가말끔해진
고향을갑니다
인쟈추석명절에대처로나간
자식에손주들만기다리는고향입니다
밤도투실하게익어갑니다
밤알이제법단단해지는추석밑
자식들내려오면차에실어줄얼갈이배추도심궜습니다
이번추석명절에는
모쪼록에한넘도빠짐없이내려왔으면좋겠습니다
가을농사를마치고허리를펴고하늘을올려다봅니다
갑자기자식넘들과손주들이엄청보고파집니다
대대로내려온농사를어찌해야쓰것는지
이번명절에애들을모아놓고의논을좀해야쓰것습니다
해마다이노무허릿병때문에오금도펴지지가않으니
이를우찌하믄좋단말입니까유
약봉지만읍내보건소에서한보따리씩가져다가먹는데
빈속에먹기가뭣해설라므네
텃밭에서속아내식초로버므린겉절이로썩썩비벼서
고추장넣고후딱허기를면했습니다
그래야이노무독한약기운을이겨냅니다
너무늙어져농사가힘에부쳐
숨이목에차오르기일쑤입니다
어느자식넘이농사를물려받아얄텐데
시류가어디농사꾼으로살수가있어야지유
뭣보다우선에
며느리가손주들교육문제를앞에세워
가당치도않습니다
그저멀리산이나바라보다가
심심파적으로샘가에서고무신이나닦습니다
고얀히
자꾸한숨만나옵니다
우리세대가가고나면
고향은누가지킨단말입니까
선산은누가지킨답니까유?
벼농사가백날풍년이면뭣합니까
농협수매도걱정이고쌀끔도해마다헛짓이다싶게
기운만쑤욱~빠집니다
조상시제각안팎으로
예초기로말끔히다듬은연후에
뒷산반석바위에올라봅니다
내친구자작나무입니다
혼자외로운마음이들면찾아와
두런두런이야기를나누는
내친구자작나무
여름이면마라톤으로이곳까지뜀박질을해서달려와
땀에젖은옷그대로반석바위에누우면
얼마나시원한지모릅니다
책하나들고와서
물소리를들으며종일내읽기도하고
졸리면그냥양팔벌리고대자로누워
달콤쌉싸롬한오수에들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