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友, 청라언덕 위에

멀리대구로

벗들을만나러가는길

고속도로를달리는차창으로

구름이참아름다운날

구름을완상하며차문을모두열어놓고

휴게소한켠나무그늘에서

달콤한오수에들다

차뒷쪽공간에서

빨간의자를내다놓고앉아

휴게소장거리운전피로감을

경치를내려다보며여유로움으로풀어내다

연중두번을만나기로언약한

중년으로접어든반백의사내들의모임

이번모임은대구청라언덕아래에서사무실을운영하는

천사같은얼굴에천사같은마음을지닌친우를찾아내려가는길

친구사무실앞에도착하여오랜만에내려온낯선도시를

이리저리둘러보는데

만면의웃음띤미소로다가오는

만나고팠던친우와의찐한사나이포옹

세살적에불의의소아마비를앓아휄체어에

몸을의탁하여목발을짚고나타난

흰새같은친구

대통령국민훈장인목련장까지수상하신위대한어머니를

삼년전에연년이여의고날이갈수록에애틋하기가

이를때가없노라며생각이깊어지는

촉촉한思友

멀리부산에서올라오는또한친우는

살아생전내어머니를아들인나보다도더성심으로

부산그먼길을기꺼운마음으로달려와맛난것과

따습고두터운옷을사들고문안을오르내렸던

내스스로의불효를더욱부끄럽게만들었던

나의첫째가는마음의친구로서

축축한思友

청라언덕을오르며

흰새같은내동무들과만나는설레임과진중함으로

굳센악수와깊은포옹을나누는

사내들셋의해후

술을전혀못하는친우들을위해

문경새재휴게소에서복분자원액한병을사들고내려가

건배에또건배로이어지던저녁시간

이야기가한정없이이어지고이어져

대구의밤이점차깊어지는

중년사내들의

思友

청라언덕위오오래묵은집처럼

세월의더깨로무거워지는

고단한인생길에서의

思友

청라언덕을오르면서

다시내려오며

낮고묵직한음성으로부르는

학창시절음악책노래

思友

인생을살면서

진정한친구한사람만얻으면

그사람은진실로성공한인생이라고했다던가?

보태어

두사람을얻으면

한세상아주잘살아냈다고한다던가?

진실된친구두명을

양옆에두고

무거운황혼길을

든든하니걸어가리니

먼거리에서자주만나지못하더라도

씩씩하게건강하시게나!

아쉬움을뒤로남겨두고헤어져

이밤길을돋아달려가야

먼壯途에몸을쉴

멀고먼

하회마을로가는어둑한길

대구야,잘있거라

친우여,다시만날그날까지

잘있으라,잘가라!

청라언덕과같은내맘에

백합같은내동무야

네가내게서피어날적에

모든슬픔이사라진다

思友

  • 4:48동무생각-김영자,임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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